2020년 작
욕망 상징한 금, 민화 속 자연경관에 배치
1㎝두께 한지에 순금박을 얇게 펴서 붙여
물질과 정신의 상징적 대비로 '상생' 모색
이철규 ‘독도무진도’(사진=갤러리세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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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커다란 바위산이 둥실 떴다. 말이 ‘떴다’지 절반은 숨어있다는 게 맞을 거다. 어찌 보면 수면에 비친 그림자처럼도 보인다. 어쨌든 ‘귀한 것’은 잘 띄지 않는 곳에 감춰두는 법인가. 저 절반이 진짜 ‘금’이라니 말이다. 작가 이철규(61·예원예대 미술조형과 교수)가 반은 그리고 반은 박아낸 저 ‘독도’라는 이름의 바위산이 말이다.
작가는 전통적인 매체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살려내는 작업을 한다. 그 전통과 현대를 연결하는 주요한 도구가 있으니, ‘금’이다. 욕망을 상징하는 황금을 가져다 민화에서 빼낸 듯한 자연경관에 배치하는 거다. 방식은 이렇단다. 닥펄프로 1㎝ 두께의 한지를 만든 뒤 색을 올리고 순금박을 얇게 펴서 붙이는 ‘개금’을 한단다. ‘독도무진도’(2020) 역시 그렇게 ‘비싸게’ 작업한 한 점일 터.
주로 금이란 물질, 자연이란 정신을 상징적으로 대비해 ‘상생’을 모색한다는데. 한편으론 금이 가진 힘을, 한편으론 물질이 가진 허무함을 드러낸 ‘양가적’ 관점이기도 하고. 그럼에도 말이다. 이 작품만큼은 금덩이를 바위산만큼 실어와도 절대 내주지 않을 독도라는 뜻으로, 제멋대로 해석하고 싶다.
3일까지 서울 강남구 학동로 갤러리세인서 여는 특별전 ‘금빛’(Gold Light)에서 볼 수 있다. 한지에 채색·순금박개금. 122×122㎝. 작가 소장. 갤러리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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