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전문가는 "전진배치된 전 세계 주둔미군 태세를 재검토하겠다는 미국의 대전략은 변하지 않는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외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으로 국무부를 방문해 한 연설에서 "국방부는 전 세계 미군 배치를 재검토할 것이며 이 기간 주독미군 감축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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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독미군 감축 소식이 전해지자, 외교가에서는 '다음 차례는 주한미군'이라는 우려 섞인 관측이 나왔다. 마침 같은 시기에 나온 '미국 합동참모본부가 백악관 지시로 전 세계 미군 재배치 및 주둔 규모 감축과 관련해 주한미군 구조를 재검토했다'는 외신 보도는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실어줬다.
더욱이 같은 해 10월 한미 국방장관이 워싱턴에서 만나 한미안보협의회(SCM)를 가진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는 처음으로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 문구가 빠져 외교가에서는 '주한미군 감축은 거의 정해진 수순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됐다.
물론 2021 국방수권법에 주한미군을 현 수준인 2만 8500명 이하로 줄일 수 없도록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됐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며 반발했기에 주한미군 감축 우려가 커졌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전후로 분위기는 반전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 회복'을 외치며 백악관에 입성했다. '동맹국의 부담'을 강조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동맹과의 관계 회복'을 중시한다고 천명해 온 그는, 방위비 분담금 등의 문제에서 동맹국과 충분히 협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주한미군 감축 우려가 사라질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 어린 시선을 보냈다.
기대감에 보답하듯,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주독미군 감축 중단'을 발표했다. 그는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우리의 군사력이 외교 정책과 국가안보 우선순위에 적절하게 부합하도록 미군의 전 세계 배치를 검토할 것"이라며 "이 검토가 이뤄지는 동안 우리는 주독미군 철수를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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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전문가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 중 '주독미군 감축 중단'보다는 '전 세계 미군 배치를 재검토하는 동안'이라는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며, '전진배치된 전 세계 주둔미군 재배치'와 '그 대상에 주한미군도 포함된다'는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오바마 정부 시기부터 미국의 대전략은 변하고 있다. '(전 세계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축소하겠다', '매우 선택적으로 개입하겠다'라는 이른바 '자제 및 축소' 전략"이라며 "미국은 그런 측면에서 과다팽창한 해외 주둔미군 조정을 반드시 해야 하고, 거기에 주한미군도 포함된다고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주독미군 감축 중단'을 언급한 것도 동맹을 안심시키려는 정치적 메시지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해외 주둔미군 규모 재조정이라는 대전략은 정권이 바뀌었어도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박 교수의 주장이다.
박 교수는 "오히려 바이든 정부에서 해외 주둔미군 재편 전략이 더 가속화될 것"이라며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말은 그런 전략을 선포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반드시 주한미군을 감축하게 될 것'이라기보다는 '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조정'은 감축과 증가를 모두 포함한다. 박 교수는 "그 과정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보다) 더 투명하게 동맹국인 우리와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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