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스컴 통해 주목 받는 ‘난소 나이 검사’
이중 첫 번째 사례는 밝은 에너지와 솔직한 언행으로 유명한 여성 방송인이 홀로 임신을 결정하고, 정자를 기증받아 시험관아기시술을 통해 건강한 아기를 출산한 것입니다. 그녀는 산부인과에서 난소 나이 검사를 시행했는데, 30대인 본인의 실제 나이보다 훨씬 많은 48세에 해당하여 머지않아 임신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결과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미혼이고 가까운 미래에 결혼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영영 임신을 못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정자 기증으로 임신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두 번째는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가수 부부 중 부인이 난소 낭종이 발견되어 경화술 치료를 받는 과정이 방송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분은 난소 기능 검사 결과, 30대 후반의 본인 나이에 비해 훨씬 어린 20대로 나와 그 동안 고민했던 불임에 대한 불안감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 밖에도 최근 여러 방송에서 연예인 부부가 난소 나이나 난소 건강을 검사하는 내용을 자주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난소 나이 검사는 어떤 것일까?
◇ 혈액으로 난소의 난자 개수를 확인하는 ‘AMH’
이는 난소 기능 검사라고 불리는 혈액검사로서 혈중 AMH(Anti-Mullerian Hormone, 항뮬러관 호르몬) 수치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AMH 수치는 난소에 있는 난자의 개수를 반영합니다. 난소에 남아 있는 난자의 개수를 ‘난소의 예비력’이라 하고 AMH 수치가 이를 반영하는 것입니다. 즉, AMH 수치가 같은 나이 여성의 평균치보다 높으면 난자 개수가 나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는 의미로 난소가 젊다는 것이고, AMH 수치가 낮으면 개수가 적어 난소의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난소에 있는 난자의 개수는 나이가 듦에 따라서 점차 감소하기 때문에 AMH 수치도 점차 낮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여성은 35세를 기점으로 난자의 개수가 본격적으로 감소하게 되고, 이에 따라 임신율 및 출산율도 점차 떨어지게 됩니다.
△ 사진 = 산부인과 최동석 원장
젊은 나이임에도 난소 기능이 저하된 경우, 유전이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와 관련해 어머니나 자매 등 가족 구성원 중에 조기 폐경(40세 이하에 폐경이 되는 것)이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기타 환경적인 요인으로 음주나 흡연, 장기간의 피임약 복용, 비타민 D의 저하, 불규칙한 생활 습관 등이 있습니다. 또한, 난소 낭종의 치료로 복강경 수술이나 개복 수술로 난소 낭종 절제 수술을 받거나 혹은 다른 암을 치료하기 위한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받을 때, 경우에 따라 난소 기능이 크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 한정된 난자의 개수, 난소 기능은 선천적
난자는 태어날 때 갖고 태어나는 것이 전부이며, 새로 생기지 않기 때문에 난소기능이 떨어지면 회복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난소 기능 저하는 생리 주기 변화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지만 없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임신을 원하는 가임기 여성은 시간을 내어 본인의 난소 기능을 평가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생리주기와 상관없이 간단한 채혈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난소 기능 저하로 진단받았다면, 결혼한 여성의 경우 서둘러서 임신을 시도하는 것이 추천되고 미혼인 경우 난자 냉동 보관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양성의 난소 낭종(장액성낭종, 점액성낭종, 자궁내막종 등)이 있는 경우, 치료법으로 난소조직을 보존하는 경화술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유비무환(有備無患), 준비가 되어 있으면 근심이 없다는 사자성어처럼 본인의 난소 나이를 미리 파악하여 두는 것이 자신이 원할 때 임신을 할 수 있는 가족 계획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최동석 원장 (산부인과 전문의)
최동석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전문가 대표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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