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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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공약으로 내건 '1억원대 결혼·출산 지원' 정책과 관련,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와 설전을 벌였다. 박 후보는 "돈을 준다고 출산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고, 나 후보는 "달나라 시장이 되려는 것이냐"고 즉각 반박했다.

나 후보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영선 후보님, 달나라 시장이 되시려고 합니까?'란 제목의 글을 올려 자신의 신혼부부 정책을 비판한 박 후보를 직격했다.

나 후보는 "지금 시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달콤한 표현, 낭만적인 레토릭(수사법)이 아니다"라며 "'결혼을 하고 싶어도 살 집이 없잖아요'라고 말하는 청년들, '아이를 기를만한 경제적 형편이 안 돼요'라고 말하는 젊은 부부들은 지금 절박하다. 주거 불안정이 비혼과 저출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매우 크며 동시에 직접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후보는 결혼과 출산의 전제조건을 '행복'이라고 말씀하셨다. '돈과 연결해서 가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하셨고, '즐거운 도시'가 돼야 결혼과 출산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도 하셨다"라며 "그렇다면 묻고 싶다. '어떻게' 시민들을 행복하게, 즐겁게 해드릴 건가?"라고 반문했다.

나 후보는 신혼부부 가족 계획 고려사항 1순위가 '주거 문제'라는 국토교통부 보고서를 인용하며 "내 집 마련의 꿈이 없는 도시, 당장 살 집이 없어 막막한 도시에서 과연 우리 시민들은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고 일어나면 몇천만 원씩 집값이 올라 있는 걸 보며 시민들이 느끼는 좌절감과 박탈감을 외면하면서, 행복과 즐거움을 논한다는 것은 '사치'"라며 "마음껏 결혼하고 출산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행복은 바로 그렇게 시작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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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박 후보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나 후보의 신혼부부 부동산 공약에 대해 "결혼이나 출산 문제를 돈과 연결해 가는 것에 동의하기 힘들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박 후보는 "결혼이나 출산 자체는 인간이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 가는 것"이라며 "저는 도시의 삶을 행복하게 해주고 출산해서 아이를 더 쉽게 기르게 해주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국가가 아무런 근거 없이, 이유 없이 마구 돈을 퍼주는 것을 그렇게 썩 좋아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나 후보는 최근 서울에서 자립해서 결혼한 뒤 아이까지 낳을 경우 나이와 소득, 기간에 따라 최대 1억1700만 원의 보조금 혜택을 주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와 관련해 같은 당 오신환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지난 6일 페이스북에 "나경원인가 나경영(나경원+허경영)인가"라며 "강경보수와 포퓰리즘 사이를 오락가락하면 보수 정치는 답이 나오지 않으며 현실성 없는 황당한 공약은 자중하실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