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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수익성 나빠진 은행…대출 늘었는데 순익 뒷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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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한·하나·우리, 작년 순이익 역성장

저마진 영업환경 직면, NIM 최저치로 추락

이자로 돈버는 시대 끝나…자산관리 등 신수익원 발굴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의 이자수익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초저금리가 이어지는 데다 인터넷은행·빅테크 경쟁까지 치열해지면서 과거처럼 대출이자로 앉아서 돈을 벌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은행들은 이자수익 감소에 대한 고육지책으로 예금금리를 낮춰 이자수익을 보완하고 있지만 예금이탈에 따른 예대율 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영업점 구조조정으로 비용을 줄이고 자산관리(WM) 강화로 비이자 수익원 확보에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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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51%로 전년말 대비 0.16%p 낮아졌다. 신한은행은 1.37%로 전년 말에 비해 0.17%p 하락했고,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1.28%, 1.33%로 1년 전보다 0.13%p, 0.11%p씩 내려갔다.

순이자마진 역대 최저…이자수익률 내리막

은행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순이자마진이 역대 최저치로 추락한 것은 저금리 시대로 예대마진으로 벌 수 있는 이익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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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국민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원화대출금은 295조5000원으로 1년 전에 비해 9.9% 증가했지만 순이자이익은 6조7548억원으로 6.1% 늘어 대출 증가율에 미치지 못했다.

신한은행도 코로나19 금융지원을 포함한 원화대출은 전년에 비해 10.6% 증가했지만 이자부문 이익은 1.0% 증가에 그쳤다.

이자수익 감소는 전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조2982억원으로 전년 대비 5.8% 감소했다. 신한은행도 2조778억원으로 10.8% 감소했고, 하나은행은 2조101억원으로 6.1% 줄었다.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3703억원으로 전년대비 10.3% 감소했다.

예금상품 금리 낮춰 이자수익 낮추기

일부 은행들은 올들어 예금상품 금리를 낮춰 이자수익 맞추기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영업점에서 판매하는 대표 예금상품 금리를 낮췄다. 대표적으로 ‘우리SUPER정기예금’의 약정이율을 0.9%에서 0.65%로 내렸고, ‘시니어플러스 우리예금’은 12개월 기준 0.55%에서 0.3%로 0.25%포인트 하향했다. 다만 비대면으로 가입하는 주력 정기예금 상품인 ‘WON예금’의 금리는 현행 연 0.9%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은행이 예대마진으로 이익을 늘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제로금리’ 기조는 예금 이탈에 영향을 끼쳐 은행들의 예대율 방어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금융당국은 건전성을 이유로 예대율을 100% 밑으로 맞추기를 권장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금융당국이 100% 기준을 다소 느슨하게 적용하고 있지만, 은행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을 줄이거나 예금을 늘려야 하지만, 오히려 대출은 늘고 예금은 줄어드는 추세다. 하나은행의 예대율은 2019년 4분기말 94.4%에서 작년 4분기말 100.2%로 증가했다.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94.1%에서 99.1%로 증가했다. 예대율 기준을 맞추려면 예금금리를 높여 예금을 더 받아야 한다.

자산관리 역량 강화, 비이자이익 모색

은행권은 올해 자산관리 등의 역량을 강화하며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마이데이터 사업자 자격을 얻은 신한은행은 모바일 앱에서 은행과 카드, 증권, 보험, 부동산, 연금 등 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모든 금융자산을 한 눈에 관리할 수 있는 통합자산관리서비스 신한 쏠(SOL)의 ‘MY자산’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자산·지출 관리 애플리케이션(앱) ‘KB마이머니’를 통해 마이데이터 기술을 적용한 ‘신용관리 서비스’와 ‘자동차관리 서비스’를 새로 시작한다. 이환주 KB금융지주 부사장(CFO)은 “여신 부분의 경우 가계나 기업 부분 모두 5% 성장을 예상한다”며 “올해는 은행에서 신탁·펀드 판매부분이 개선돼 전년보다 비이자부문의 이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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