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7000억원 어치 매수 발표
비트코인으로 차 값 지불 허용 방침
테슬라 주가와 비트코인 값 연계 가능성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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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대규모로 사들이고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 소식에 비트코인 가격이 하루 만에 20% 급등하며 5000만원을 돌파했다. 테슬라의 결정이 비트코인 제도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지만 투기를 조장한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미 언론들은 테슬라가 이날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지난해 말까지 비트코인을 15억달러어치 사들인 점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보유 중인 현금을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비트코인은 물론 금괴,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투자 대상으로 삼겠다고 했다.
테슬라는 특히 조만간 비트코인으로 차량 구입 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CNBC 방송은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인정한 첫 주요 자동차업체가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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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연이어 비트코인과 도지코인 등 가상 자산에 대한 지지 발언을 한 이후 나왔다. 머스크 CEO는 자신의 트위터 프로필을 수정하며 비트코인을 써넣었고 "8년 전에 비트코인을 구매했어야 한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트위터에서 사람들에게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사들일 수 있느냐’라는 질문을 하기도 해 눈길을 끌은 바 있다. 시장에서는 머스크 CEO가 가상 자산 지지론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예로 파악했지만, 그는 직접 행동에 나섰다.
테슬라의 발표는 즉각 가상 자산시장을 뒤흔들었다. 글로벌 가상통화(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9일 오전 8시40분 기준 전날보다 20.21% 오른 4만6258달러(약 5169만원)에 거래 중이다.
시장은 테슬라의 결정이 비트코인 제도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피델리티, 스퀘어, 페이팔 등 비트코인을 인정한 기업이 없지 않았지만 테슬라와는 영향력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도 테슬라의 결정이 "전 세계 기업들에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라면서 "거래 측면에서 비트코인 사용에 관해 잠재적인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테슬라의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우려도 함께 등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게임스톱 급등락 사례를 예로 들며 투자자들에 대한 또 다른 경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SJ은 "현재의 투기적인 장세에서도 가장 위험한 수준으로 상승한 (테슬라) 주식을 보유하는 위험 요인이 추가된 것"이라고 판단했다.
WSJ은 제너럴 모터스(GM)의 창업자인 윌리엄 듀랜트가 투기적인 투자에 나섰다 구제금융을 초래했던 결과를 상기하며 "테슬라의 결정은 개인이 주도하는 ‘파티’에 오래 남아 있는 것보다 서둘러 떠나는 게 나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조언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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