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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종합] 테슬라, 비트코인에 베팅…1.7조 원어치 매입·車값 결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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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현금자산 다양화 목적...다른 자산 투자에도 활용 계획”
비트코인 가격 5000만 원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
과거 투기 자산 투자했다가 실패한 기업 사례 많아 우려도


이투데이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가상화폐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떠올랐다. 테슬라가 비트코인에 거액을 베팅한 것과 더불어 자사 제품의 향후 결제 수단으로도 인정했다. 이에 비트코인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15억 달러(약 1조7000억 원)어치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운용자금의 적절한 유동성을 유지하고 당장 필요하지 않은 현금 자산의 다양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초기에는 제한적이겠으나, 조만간 테슬라 제품에 대한 결제수단으로서 비트코인을 받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사회는 투자에 관한 정관 변경을 승인했고, 다른 자산에도 현금을 투자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공식 인정한 것으로, 전 세계 자동차 회사 중 처음이다. 머스크 CEO는 최근 비트코인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를 잇따라 표명했다. 1일에는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비트코인 지지자다. 비트코인을 8년 전에 샀어야 했다”며 “비트코인은 정통 금융인들에게도 폭넓게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위터 계정 프로필에는 ‘#비트코인’을 해시태그로 걸어 두기도 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머스크 CEO가 언급할 때마다 오르곤 했는데 이번 발표로 날개를 달았다.

이투데이

비트코인.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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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시장에서 가상화폐 가격은 우리나라 돈으로 5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한때 24시간 전보다 20% 이상 폭등한 4만7513.57달러(약 5301만 원)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코인쉐어스의 멜템 데미러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머스크는 이미 트위터를 통해 시장에 메시지를 전했다”며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 중 한 곳인 테슬라가 참여한 것은 마치 수문을 여는 것과도 같다”고 평가했다.

CNBC방송은 “테슬라가 현금 자산 상당 부분을 비트코인에 투자했다”며 “최근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으로 190억 달러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거 기업들이 투기성 자산에 투자했다가 실패한 사례가 많았던 만큼 머스크의 행보에 큰 우려도 뒤따른다.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 제너럴모터스(GM)의 설립자인 윌리엄 듀란트는 막대한 자금을 주식에 투자, 결국 파산하는 신세가 됐다. 1980년대에는 일본 기업들이 앞다퉈 부동산 투기에 나섰다가 버블 붕괴를 겪으면서 ‘잃어버린 20년’의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는 회계상 현금과 같은 유형자산이 아닌 무형자산 항목에 편입된다는 점도 우려할 만한 점이다. 이 경우 향후 비트코인 가치가 떨어지면 기업은 손실분을 재무제표의 손상 차손 항목에 계상해야 하는 위험이 따른다. 실제로 테슬라에 앞서 비트코인에 투자한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지난해 9월 비트코인 가격이 일시적으로 하락한 탓에 3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지난해 여름 마이클 세일러 CEO의 지지 속에 4억25000만 달러 어치의 비트코인을 구매했는데 역풍을 맞은 것이다.

WSJ는 “주식시장에서 성대한 파티를 즐긴 투자자들은 과거의 교훈들을 외면할 것”이라며 “하지만 최근 몇 주간 증시가 테슬라와 개인 투자자들의 주도하에 혼란스러웠던 점을 고려할 때 파티에 너무 오래 머물면 일찍 떠난 사람보다 불행한 결말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투데이/고대영 기자(kodae0@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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