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탄핵소추위원단, 의회·공권력 짓밟히는 모습으로 탄핵 당위성 역설
주요 방송사 통해 전국에 생중계…일부 공화 상원의원들 영상 안보고 딴청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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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두번째 탄핵심판이 9일 개시됐다. 하원의 탄핵소추위원단을 이끄는 민주당 제이미 라스킨 의원은 이날 상원 본회의장 단상에 올라 지난 6일 발생한 의회난입사태의 13분짜리 영상을 틀면서 탄핵심판의 시작을 알렸다.
영상은 ‘의회로 가자’로 독려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로 시작한다. 의회로 몰려간 지지자들은 순식간에 광분한 무리로 돌변해 아수라장을 연출했다.
물러서는 경찰에 욕설을 내뱉고 폭력을 행사하는 시위대의 모습이 고스란히 들어갔다. 의사당 내부 곳곳을 헤집으며 폭력적 행동을 불사하는 시위대의 모습도 가감 없이 등장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 확정을 위해 본회의장에 모여있던 의원들이 회의를 중단하고 패닉에 빠지는 모습, 시위대의 폭력으로 고통스러워하며 소리를 지르는 경찰의 얼굴, 욕설 및 고함과 함께 트럼프 지지 구호를 외치는 시위대의 함성이 교차 편집됐다.
경찰의 방패를 빼앗고는 환호하는 시위대는 물론 AP통신 등 언론사의 장비를 부수는 시위대의 모습도 영상에 등장했다.
상원 본회의장이 영상 속 고함과 욕설로 가득 찬 채로 13분간 영상이 재생됐다. NBC·CNN 등 각 방송사를 통해 실시간 생중계돼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영상은 난입 사태로 최소 7명이 사망하고 140여 명의 경찰이 다쳤다는 자막에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늘을 영원히 기억하라'고 올린 트윗으로 마무리됐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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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킨 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런 걸 해서 하원에서 탄핵소추된 것”이라며 “이게 탄핵감이 아니라면 탄핵감인 사안은 없다”고 강조했다.
공권력도 아랑곳 않는 시위대의 무법적 행태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영상을 내세움으로써 국민들에게 의회난입 사태의 폭력성을 환기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당위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영상이 나오는 동안 거의 모두가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지만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딴청을 부렸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랜드 폴 상원의원은 무릎 위 서류를 내려다봤고 릭 스콧 의원 역시 화면에 눈길을 거의 주지 않았다. 톰 코튼·마코 루비오 의원 역시 마찬가지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란 선동 혐의를 받고 있으며 탄핵소추위원과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부터 상원 탄핵심판에 돌입해 16시간씩의 변론 기회를 얻는다. 탄핵 여부를 가리는 표결은 다음 주로 예상된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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