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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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미국 연방 통신위원회(FCC)가 국가 안보 위협 기업, 즉 블랙리스트로 지정한 것에 대해 억울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과 화웨이의 갈등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계속돼왔는데 올해 초 미 행정부가 조 바이든 체제로 바뀐 상황에서 화웨이가 FC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만큼 소송에 어떤 영향이 있을 지도 지켜볼 일이다. 아직까지 바이든 행정부의 화웨이에 대한 입장은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화웨이는 8일 FCC가 자사를 국가 안보 위협 기업으로 지정, 미국 통신 사업자가 화웨이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사실상 차단한 것에 대해 검토해달라며 제5순회 항소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FCC는 작년 6월 화웨이와 ZTE(중싱통신)를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하는 기업으로 지정했고 화웨이가 이를 재고해달라고 진정서를 제출했는데 12월 또 다시 진정서를 기각했다. FCC는 화웨이와 ZTE에 보안 위험을 제기하는 미국 내 네트워크 장비 철거를 명령했다. 또 화웨이가 중국 정부의 스파이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화웨이는 이번 소송에서 12월 FCC의 결정이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화웨이는 “자의적이고 변덕스럽고 실질적인 증거가 뒷받침되지 않은 재량의 남용”이라고 말했다. 작년 화웨이가 블랙리스트 지정에 반발, 텍사스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는데 패소하기도 했다.

반면 FCC측은 “FCC와 수 많은 미국 국가 안보 기관이 개발한 상당한 증거를 기반으로 화웨이를 국가 안보 위협 기업으로 지정했다”며 “이 결정을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화웨이는 미국 행정부가 바뀐 만큼 여기에 희망을 걸고 있다. 런정페이 화웨이 설립자이자 회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기업의 이익을 위한 정책에 더 개방적이기를 희망한다”며 “우리는 많은 미국 부품, 기계를 구매해 미국 기업이 중국 경제와 함께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바이든 행정부가 화웨이에 대해 어떤 입장일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지나 레이먼도 미국 상무부 장관 지명자는 지난달 청문회에서 “중국 기술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하겠다”고 밝혔으나 검토를 하는 동안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서 유지하겠다고 한 적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