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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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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 재탕’ 되려나…첫 단추부터 삐걱 중고차상생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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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업계 반발에 상생협력위원회 발족 연기

불매운동 등 거센 발발에 상생안 실효성 우려

헤럴드경제

중고차 매매 상생협력위원회가 중고차 업계의 반발로 17일 정식 출범이 무기한 연기됐다. 사진은 서울 동대문구 장한평 중고차 시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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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도현정 기자]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매매를 두고 기존 중고차 매매 업계와 이견을 조율하려던 상생협력위원회가 제 때 발족도 못하고 삐걱거리게 됐다. 중고차 매매 업계가 참여를 거부할 정도로 반발이 심해, 출범하더라도 실효성있는 상생안을 내놓지 못했던 ‘카풀’의 재탕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중고차 매매 상생협력위원회는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매매 시장 진입을 두고 업계 의견을 담아 상생안을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구성됐다. 더불어민주당 내 을지로위원회와 완성차 업체, 중고차 매매 업체 등이 참여해 17일 출범할 예정이었으나 발족식도 취소됐다. 중고차 매매 업계가 지난 16일 오후 늦게까지 장고한 끝에 불참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무기한 연기라고는 하지만 중고차 매매 업계의 ‘투쟁 수위’에 따라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고차 매매 시장은 동반성장위원회가 생계형 적합업종 재지정에 대해 권고 입장을 내지 못한채 중소벤처기업부로 공을 넘긴 지난해부터 완성차 업체 진입이 유력하게 검토됐다. 기존 중고차 매매 업체들의 반발을 감안, 완성차 업체들은 2500cc 이상 준대형급 모델이나 연식 5년 이하 차량만 취급하는 등의 제안이 나오기도 했다. 정부와 업계가 의견을 모으는 과정에서 완성차 업계가 만든 오픈 플랫폼에 군소 중고차 매매 업체들이 셀러로 참여하는 등의 방안이 검토되기도 했다.

물밑 논의에서 나온 안들에 대해서도 중고차 매매 업계는 거세게 반발했다. 어떤 형식으로건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시장에 진입하면 군소업체의 고사가 불보듯 뻔하다는 논리다. 중고차 업계는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의 중고차 경매나 현대캐피탈의 중고차 할부 금융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검토할 정도다.

중고차 매매 상생위가 발족부터 삐걱대자 알맹이는 빠졌던 ‘카풀 재탕’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2019년 카풀 서비스를 두고 택시업계의 반발이 심해지자 여당 주축으로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지만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TF에 정작 카풀 주 사업자인 풀러스, 타다 등은 참여하지도 않았고, 3개월 넘는 진통 끝에 나온 협의안은 평일 출·퇴근 시간대에 2시간만 카풀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협의안에 대해 스타트업계는 사업성이 없다고 반발했지만, 대타협기구 출범 전후로 택시 기사 분신 사태가 이어진 상황에서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풀 사업을 백지화할 수 있다는 전제아래 TF에 참여할 정도였다.

사업성 없는 상생안에, 한 때 22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던 모빌리티 스타트업 풀러스는 지난해 6월 서비스를 접는 지경에 이르렀다. 혁신에 대한 이해없이 정치권이 나서 내놓은 사회적 대타협이 결국 ‘모빌리티 잔혹사’의 시작이란 비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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