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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9 (수)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北 피격’ 공무원 형·아들 “김정은에 진상 규명”...바이든에 “父 억울한 죽음 밝혀달라”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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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국대사관을 통해 미측에 전달 / 아들 “기름을 발라 시신을 훼손할 수 없다고 생각...인권유린”

세계일보

북한군이 피격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아들 이모씨가 국가안보실·국방부·해양경찰청을 상대로 정보공개청구 행정소송을 위한 소장을 접수하기 전 지난달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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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격 사망한 공무원의 아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진상 규명을 도와달라고 호소하는 편지를 보냈다.

19일 피격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에 따르면 아들 이모(19)군의 편지는 주한미국대사관을 통해 미측에 전달됐고 백악관은 지난 18일 이를 수신했다.

앞서 지난 4일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격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만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낼 서신을 전달했다. 이 씨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편지를 전달해달라고 통일부에 요청하고 왔다”면서 “북한에서 반응하고 받아들여질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노력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편지에는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 이 씨가 북한을 방문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이 밖에도 통일부에 북한 당국자와 면담 주선과 재발 방지 노력, 남북 공동조사 등을 요구했다. 또 방북이 성사될 경우 신변안전을 보장해줄 것도 함께 요청했다.

세계일보

작년 9월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사살된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가 지난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면담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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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씨는 “재발 방지 노력은 확답을 받았지만, 북한 당국자 면담 주선이나 현장 방문, 공동조사 등은 북한이 반응해야 협의가 가능하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해 충돌보다는 목숨이 달린 문제인 만큼 남북공동 조사나 유엔을 통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피격 공무원 아들 이군은 “바이든 대통령의 의정 활동을 보면서 북한에 의해 침해를 당한 인권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진 분이라 믿게 됐다”며 편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김정은은 아버지를 죽인 이유가 코로나 때문이라고 하지만 사람 생명을 바이러스로 취급해 사살하고 기름을 발라 시신을 훼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인권유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진상을 규명하려는 노력도 없고 오히려 이 사건을 조용히 덮으려는 분위기”라며 “진실을 밝히고 싶지만 아직 학생이기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저의 작은 외침을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이군은 “바이든 대통령은 젊은 시절 국선 변호사로 힘없는 사람들의 편에 서서 많은 도움을 줬다고 알고 있고,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을 때의 아픔과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의 명예를 찾고 가족이 아버지를 잃은 아픔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며 “북한군이 아버지를 왜 죽였는지 진실을 밝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힘이 돼 달라”고 촉구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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