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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국회M부스] 안철수 손 들어준 홍준표·윤상현…야권재편 신호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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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당 당사 찾은 홍준표·윤상현…화기애애 선거 덕담

그제 오후 무소속 홍준표, 윤상현 의원이 안철수 대표가 있는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를 깜짝 방문했습니다.

강성 보수와 친박을 대표하는 정치인 둘이, 그것도 함께 안철수 대표를 찾은 건데요. 그렇게 성사된 홍-윤-안 3자 회동은 서울시장 선거를 주제로 회동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합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선 안철수 대표를 물밑에서 지원하던 홍준표, 윤상현 두 사람이 이제 공개적으로 안철수 지지선언이라도 하는 걸까요? 윤상현 의원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국민의당 당사 방문 배경을 물었습니다.

다음은 윤 의원과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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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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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당 당사에는 왜 간 것인가?

당초 비공개 방문이었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방문 사실이 알려졌다. 공개적으로 갔던게 아니었다.

- 방문 소감은?

당사가 생각보다 작더라. 안 대표가 반갑게 맞아줘서 서울시장 선거 덕담과 응원을 하고 왔다. 특히 홍준표 대표가 덕담을 많이 했다.

- 어제 3자 회동은 누가 먼저 제안했나?

홍 대표가 먼저 안 대표에게 간다고 연락을 해왔다. 그래서 같이 가게 됐다.

- 어떤 얘기를 나눴나?

우리 세 사람이 공감대가 있다. 안철수로 야권 단일후보를 내야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공감대 말이다. 안 대표에게 토론에 너무 신경쓰지 말라고 조언해줬다. 내용보다는 여유있는 이미지와 전체적인 토론 매너가 중요하다고 덕담을 했다.

- 나경원, 오세훈이 아니라 안철수여야 하는 이유는?

나경원, 오세훈으로는 박영선 후보를 절대 이길 수 없다. 선거는 비호감도가 중요한 기준이다. 국민의힘은 비호감도를 극복하지 못했다. 국민의힘 후보로는 중도층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

- 보수화된 안철수가 중도층 표를 잃을 수도 있지 않나?

그럴 수도 있지만 얻을 수 있는 표가 더 클 것이다. 그렇더라도 중도 확장성 측면에서 안철수가 나경원, 오세훈보다 낫다.

- 안철수와는 정치적 간극이 있어 보이는데, 지지하는 이유는?

밖에서 볼 때는 간극이 커 보일거다. 하지만 우린 오랫동안 대화를 해왔고 하루 이틀 본 사이가 아니다. 안 대표로부터 도와달라는 요청도 있었고, 정권교체를 위해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지원해야 하는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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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때는 정적(政敵)'…안철수 돕는 '당 밖' 야권 인사들

홍준표, 윤상현 의원 외에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이재오 전 의원도 공공연하게 안철수 대표에게 호의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들은 왜, 한 때 정적이었던 안철수 대표를 돕는 걸까요?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홍준표, 윤상현, 김무성, 이재오 등의 정치인들은 이미 4월 보궐선거 이후를 내다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현재 당 밖에 있는 야권 인사들이 보궐선거 이후 자신의 입지를 구상하고 있는 것이란 관측인데요. 특히 안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설득한 인물로 알려진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역할을 주목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지난해 11월 김 전 대표의 마포포럼을 찾은 안 대표는 대선출마 의사를 고수했습니다.

그러나 포럼이 끝난 뒤 김 전 대표가 오랜 시간 안 대표를 설득했고, 결국 안 대표가 "생각해보겠다"며 한 발 물러선 뒤에야 독대가 끝났습니다.

그리고 한 달 뒤 안 대표는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죠. 안 대표에게 극진했던 김무성 전 대표는, 이와 반대로 지난 달 마포포럼을 찾은 나경원 후보를 향해선 "상대 후보 디스나 비방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라. 이미 네거티브 몇 번 했다"라고 공개 면박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랬던 김 전 대표가 최근 상도동 김영삼도서관에서 안 대표와 다시 만났습니다.

김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자신의 출마 제안에 안 대표가 응해줬으니 고마운 마음으로 서울시장 당선을 바라는 것"이라며 "야권 단일화 논의가 도중에 깨지지 않도록 김 전 대표가 뒤에서 돕는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재오 전 의원도 안 대표에게 호의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는데요. 이 전 의원은 최근 KBS 라디오에 출연해 "단일화 여론조사로 볼 때 안철수 대표가 제일 유리한 것 같다"며 "여당 후보와 1대1로 붙었을 때 누가 이길 수 있느냐로 볼 때 안철수 후보가 제일 낫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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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호 2번? 4번?…야권재편의 '지렛대' 된 안철수

윤상현 의원은 안철수 대표가 기호 2번이 아니라 기호 4번의 야권 단일후보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도 기호 8번으로 당선됐다. 기호는 중요하지 않다"라고 말하는데요. 당장 윤 의원은 "기호 2번 국민의힘과 3번 정의당에서 후보가 안나오면 기호 4번으로 나가도 투표 용지에 1번 바로 아래 4번이 인쇄돼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국민의힘에 대한 비호감도가 회복되지 않는 상황에서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순간, 안 대표가 가진 결단의 이미지는 정치공학적 야합의 이미지로 변질될 것"이라고 입당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의 한 3선 의원은 "선거가 본격화 되면 국민의힘은 복지를 얘기하고 민주당은 안보를 강조하면서 결국 제3지대 소수정당의 영역은 잠식당하고 필패할 것"이라며 입당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도 "당장 수십억원이 들어갈 서울시장 선거 비용 때문이라도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힘에 입당해 선거를 치러야 한다"며 안 대표의 입당이나 합당은 시간 문제라고 단언했습니다.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향후 야권 재편은 어렵게 되고, 결국 '국민의힘이 곧 야권'인 현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는 주장. 반면 안 대표의 기호 4번 당선을 지렛대 삼아 국민의힘을 해체하고 야권의 정계 개편을 가속화 할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건데요.

이런 상황을 관심있게 지켜봤다는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정계개편 논의도 좋고 기호 2번 기호 4번 논쟁도 좋은데 왜 그런 얘기를 홍준표·윤상현 의원이 하는지 모르겠다. 야권이 재편되더라도 홍준표·윤상현의 자리는 없을 것이다"라고 '당 밖 인사들'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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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블랙홀'에 빠진 서울시장 선거

"이번 선거는 그저 안철수 블랙홀이 돼 버렸어요. 부동산 공약, 청년 공약 아무리 내놔도 안철수 단일화 기사만 나오는데요 뭐. 선거의 의미가 사라진거죠." 지난달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포기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뒤로 한달이 지났지만, 정치권에선 여전히 안철수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호응과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야 할 것 없이 '안철수 띄우기'와 '안철수 때리기'에 열을 올리는 양상인데요. 여기에 제1야당인 국민의힘 경선마저 각종 네거티브와 인물난 등으로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어, '이번 선거는 안철수 블랙홀'이라는 한 중진 의원의 고별사를 빈 말로 치부하긴 어려운 양상입니다.

반문연대와 비상시국연대, 연립정부와 혁신플랫폼, 그리고 자유주의 상식 연합까지.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야권재편 논의를 '안철수 블랙홀'은 또 어떻게 빨아들일지 흥미롭게 지켜볼 일입니다.

이기주 기자(kijulee@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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