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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가덕도 건설비 0.68%…서산민항도 제발 고민 좀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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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공항 특별법 국회 통과하자

맹정호 서산시장, SNS에 심정 공개

“공항 없는 유일한 도, 충남의 숙원”

중앙일보

맹정호 서산시장이 신년 간담회에서 민항 건설 등 업무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서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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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공항)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충남에서 누군가는 찍소리라도 해야 할 거 같아 한마디 한다.”

지난달 27일 맹정호 충남 서산시장이 자신의 SNS(페이스북)에 올린 글 중 일부다. 맹 시장은 국회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본회의를 통과하자 이튿날 자신의 심정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섰다.

그는 “서산 민항(민간공항) 건설비 500억원이 부담되는 건가. 충남의 정치력이 부족해서 그런 건가. 그냥 충남이니까 그런 건가?”라며 국회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영·호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충청권 정치력에 대한 서운함도 에둘러 비판했다.

맹정호 시장은 중앙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당연히 찬성한다. 다만 충남의 숙원사업인 서산 민항건설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며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도 서산 민항은 반드시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충남은 그동안 지역발전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민간공항 건설을 추진해왔다. 전국 도(道) 단위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공항이 없다는 점도 알렸다. 공항 위치는 서산 공군 제20전투비행단(서산비행장)이며, 청주국제공항처럼 공군과 같이 비행장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서산비행장 면적은 11.9㎢로 김포국제공항(7.3㎢)보다 크다. 길이 2743m, 폭 46m의 활주로 2개를 갖추고 있다. 중형인 A300·B767급(200석 규모)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한 시설이다.

서산 민간공항 건설사업은 경제적 타당성이 낮다는 이유로 추진되지 못하다 2012년 충남도청이 내포신도시(홍성·예산)로 이전하면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서산 민항 건설과 관련, 공주대 이선하(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산업단지와 관광·레저 인구가 급증하면서 충남 서해안이 경제 중심지로 부상했다”며 “군(軍) 비행장을 활용하면 막대한 건설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토교통부 예비타당성(예타) 조사대상에 올랐던 서산 민항 사업은 기획재정부 심의에서 탈락했다. 이에 따라 정부 예산안에서도 기본계획 용역비(15억원)가 반영되지 않았다.

반면 새만금 신공항(120억원), 흑산도 신공항(68억원), 울릉도 신공항(800억원) 등은 모두 정부 예산에 반영됐다. 서산 민항 건설사업비(509억)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비 7조5000억원(부산시 추정)과 비교하면 0.68%에 불과한 수준이다.

맹정호 서산시장은 “(가덕도처럼) 특별법은 바라지도 않는다. 예타 대상 사업으로라도 선정해 달라. 예타도 하기 싫으면 500억원 미만으로 사업비를 줄이겠다”며 “서산 민항은 충남 전체의 사업인 만큼 국회와 정부에서 깊은 고민을 해달라”고 말했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덕신공항 특별법은 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한다. 사전타당성 조사도 간소화할 수 있지만, 원칙대로 진행해야 한다. 환경영향평가는 면제되지 않는다.

한편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달 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국회 통과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3.6%가 ‘잘못된 일’이라고 응답했다. ‘잘된 일’이라는 응답은 33.9%에 그쳤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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