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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8년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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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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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5일(현지시간) 스위스 마린의 금제련소에서 생산된 1킬로그램짜리 금괴. 금 값은 미국 국채와 비트코인 등에 밀리며 2일 8년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사진=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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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던 금 값이 8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세계 경제 회복세와 국채 수익률 상승세 둔화가 금 값 하락을 부추겼다.

2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금 선물 가격은 이날 온스당 1707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8월 기록한 2072달러에 비해 18% 낮은 수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확산 속에 대규모 부양책을 발판으로 한 세계 경제 회복세 움직임이 '안전 자산'인 금 수요를 크게 잠식했기 때문이다.

코메르츠방크에 따르면 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들의 금 보유 규모 역시 1일 현재 14톤으로 줄었다. 올들어 최대 감소폭이다.

금 ETF는 개미 투자자들이 간접적으로 금에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이다. 직접 금을 사는 대신 금을 보유한 EFT를 주식처럼 사고 판다.

금은 전세계 주식시장 상승세와 각국 중앙은행의 대대적인 양적완화(QE), 또 이에 힘입은 세계 경제 회복세로 휘청거리고 있다.

안전자산으로서 금은 또 미국 국채와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다.

금은 이자가 없지만 미 국채는 적어도 이자는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지속적인 미 국채 수익률 상승세가 그만큼 금의 매력을 떨어트렸다.

지난 주말을 고비로 급등세가 한 풀 꺾이기는 했지만 채권 시장에서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1조9000억달러 경기부양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부를 것이란 우려로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이 1.6%까지 오르기도 했다.

줄리어스 베어의 카스텐 멘케는 "채권 수익률 상승은 경제 전망 낙관의 신호"라면서 "이는 또한 금 투자자들이 일부 보유지분을 매도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코메르츠방크 애널리스트 카스텐 프리츠도 최근 수주일간 금 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금의 명성이 크게 약화됐다면서 이는 금 ETF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추세가 계속되는 것으로도 확인된다고 말했다.

금 가격을 끌어내리는 또 다른 주요 배경은 '디지털 금'으로 부르는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 득세다.

시티그룹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최근 금 대신 암호화폐, 주로 비트코인을 선호하고 있다.

덕분에 비트코인 가격은 올들어 55% 폭등해 4만900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그렇지만 금 가격 약세가 지속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금 값 하락은 세계 최대 금 소비국인 인도와 중국의 금 현물 수요를 부추길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과 인도의 현물 수요는 금 시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지난해 보석 판매가 둔화되면서 세계 금 수요는 11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들 국가의 금 수요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고, 앞으로도 더 뛸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달러가 아닌 통화들을 기준으로 하면 금 값은 이미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낮은 가격이 수요를 불러들일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

골드만삭스는 또 세계 최대 금 소비국인 중국내 금 가격이 세계 시장 가격보다 높아 금 수입을 부추길 것으로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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