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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용덕동'은 고폭실험장…북한, '핵 활동'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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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구조물 확인, '은폐 시도' '의도적 노출' 의견

북한, '모라토리엄' 유지하지만…기술 개발 계속

뉴스1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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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북한의 핵무기 저장고로 추정되는 평안북도 구성시 용덕동 핵시설에서 활동이 포착됐다. 핵 관련 활동을 감추려는 의도인지 혹은 대북 정책을 검토 중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관심을 끌기 위한 행동인지 이목이 집중된다.

미국 CNN방송은 2일(현지시간) 위성사진을 근거로 북한이 용덕동 핵시설 지하터널 입구에 새 구조물들을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미들베리 국제연구소 전문가들은 위성업체 막사르 테크놀로지가 지난달 11일 포착한 사진에서 북한이 작년 용덕동에 건설한 새 구조물을 확인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은 "사진을 보면 지난 2019년 12월까지는 한쌍(2개)의 터널 입구가 보이지만 올해 2월 사진에는 건물과 같은 새 구조물이 보인다"라고 말했다. CNN은 위성 사진은 그동안 정보당국과 전문가들의 의심을 확인해 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용덕동은 북한의 대표적인 고폭실험장으로 이곳에서는 각종 탄두의 폭발력 증대 및 소형화 기술 개발 실험이 진행됐다. 핵탄두를 소형화했다는 것은 수소폭탄을 비롯한 핵무기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 만큼의 기술 수준에 도달했다는 의미로, 이는 핵무기가 실질적인 위협이 되는지를 판단하는 핵심 기준이 된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집권 후 특히 핵무기의 소형화·경량화 기술에 사활을 걸었고, 국제사회는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1980년대 후반부터 100여차례 고폭 실험을 실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는 용덕동 고폭실험장의 폭발구 크기가 작아진 사실이 포착된 데다가 실험도 중단됐다. 시설의 활용도가 낮아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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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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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2017년 9월 6차를 마지막으로 핵실험을 중단하고, 2018년 5월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 폐기했다. 김 총비서는 2018년 비핵화 협상의 본격 개시를 앞두고서는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중단하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대북제재를 피해 핵 관련 기술 개발을 계속 추진해 왔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는 올해 2월 초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이 2020년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핵분열 물질을 생산하고 핵 시설 유지 및 탄도미사일 시설을 개량했다. 이란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위한 협력을 재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용덕동에서 확인된 움직임도 북한이 핵 보관 시설로 통하는 지하터널 입구를 은폐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한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는 "용덕동은 그간 북한의 핵무기 저장시설로 의심돼 왔고 지금도 그 용도로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구체적인 대북 정책을 발표하지 않고 검토를 계속하는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관여를 끌어 내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내놓았다. 은폐가 아니라 '의도적인' 활동 노출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CNN 또한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백악관이 (북한과) 외교적 방향을 모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핵 프로그램 개발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는 것일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표면적으로 모라토리엄 선언을 지키고 있지만 올해 들어 특히 군사력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김 총비서는 지난 1월 제8차 당 대회 폐막식에서 "핵 전쟁 억제력을 보다 강화하면서 최강의 군사력을 키우는 데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라고 천명했다.

그는 핵 무력 건설을 중단없이 강행·추진하라고 지시하며 '화성' ICBM과 '북극성'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대한 개발 의지를 드러냈다. 핵잠수함을 비롯해 군사정찰위성과 극초음속 활공비행체 등 각종 첨단무기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하며 전략 무기의 추가 공개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다음달 전원회의에서도 인민군대와 군수공업 부문이 수행해야할 올해 전투적 과업들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 관련 기술 개발을 통해 앞으로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여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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