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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1 (금)

[레이더P] 여권 후보단일화, "토론 3번 하자" "시간 오래 못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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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민주 김진애 의원 사퇴 배수진
민주 일각 "지지율 4% 무시 못해"
"경쟁 과열땐 역효과" 신중론도


매일경제

열린민주당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범여권 단일화에 사활을 걸었다. 후보로 나선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까지 치면서 더불어민주당에 단일화를 촉구했다. 특히 김진애 후보는 후보 등록일인 18일 전까지 최소 3번의 토론회를 진행하는 '충실한 단일화'를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여유로운 분위기다. 당 지지율과 후보 경쟁력 모두 압도적인 우위에 있어 협상의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3일 복수의 민주당 지도부 인사들에 따르면 민주당은 열린민주당과의 단일화에 대해 '가능성은 열어두되 끌려다니진 않겠다'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 A의원은 통화에서 "단일화가 된다면 긍정적이라고 본다. 하지만 선거가 한 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단일화에 너무 오랜 시간을 뺏길 수도 없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김 후보가 의원직 사퇴를 밝히면서 단일화 기간을 2주 정도로 제시했는데 무리한 요구가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다"며 "매달려 가기보단 (우리의) 선거운동을 하면서 열어놓고 논의하는 게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지도부 B의원도 "(단일화가) 필요하긴 하나 우리는 8일까지 결론짓자는 생각인데 (열린민주당 측은) 아니라고 한다면 불확실한 상태로 2주를 가는 게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죽어도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분위기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단일화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필수적이진 않고 열린민주당이 원하는 방식을 그대로 받아줄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당내엔 야권 단일화 성사 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여론조사에 따라 최대 4.6%까지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는 열린민주당과의 단일화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단일화 기간이 길어지면 본 선거운동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잡음이 불거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맞서고 있다.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측은 열린민주당 지지층을 흡수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B의원은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쪽 의견은 '열린민주당 지지율이 6%(전국 기준)나 되니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지지층 결집이 중요한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22~26일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서울지역에서 열린민주당 지지율은 4.6%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31.3%를 기록해 두 당의 지지율 합계는 35.9%로 나타났다. 야권 단일화를 추진 중인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지지율이 각각 29.5%와 9.3%로, 이를 합하면 38.8%여서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지지율 합계를 앞선다. '이번 선거가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신중론을 피력하는 측에선 단일화 추진이 긍정적인 결과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다. 지도부 C의원은 통화에서 "단일화 과정 그 자체가 국민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다"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시너지 효과가 나야지, 서로 상처가 된다면 굉장히 피해야 할 일"이라고 전했다. 단일화 과정에서 과열 경쟁이 벌어지면 컨벤션 효과는 사라지고 오히려 역효과만 날 것이라는 우려다. 실제로 김 후보는 2일 단일화 촉구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경선을 보면 밋밋하고 심심했다. (서로) 덮어 준다는 의문이 들 정도로 신사적이고 점잖은 토론이었다"며 단일화 성사 시 치열하게 경쟁에 임할 것임을 예고하기도 말했다.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입장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C의원은 "단일화를 위해선 룰 미팅과 토론 등을 여러 차례 진행해야 하는데 (박영선 후보 입장에선) 자신이 계획한 일정대로 선거운동을 하기에 장애가 된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은 "단일화 논의는 당끼리의 논의가 우선이기 때문에 당에 일임한 상황"이라며 "당에서 의견을 물어오면 개진할 것이고 그 전까지 별다른 입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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