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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LH 투기 의혹, 야 “검찰 나서야” 여 “정부 조사 후 수사의뢰”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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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투기 의혹에 대해 여·야가 모두 철저한 진상조사 및 관련자 처벌을 촉구했다. 그러나 방법론에선 차이가 선명했다.

국민의힘은 검찰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용산 정비창 부지를 찾은 후 기자들과 만나 “LH 직원들이 신도시 입지 정보를 미리 알고 그런 짓을 했다면 그건 범죄 행위로 검찰이 철저하게 조사해 전모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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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국토교통위 소속 의원들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LH 임직원들의 100억대 사전투기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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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LH 사장이었던 변창흠 국토부 장관을 겨냥해 “LH 직원들이 국민을 농락하는 희대의 투기를 벌이는 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고 질타했다. 이어 “이는 파렴치한 국민 기만이고 국기 문란 행위”라며 3기 신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관련 부처 공무원 등에 대한 공동조사를 민주당에 제안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이 협조하지 않으면 변 장관 등을 고발하겠다”고 더불어민주당을 압박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투기 의혹에 대한 조사 주체를 국무총리실로 한 것에 대해서도 야당은 날을 세웠다. 김은혜 대변인은 통화에서“국민이 볼 때 객관적인 진실 규명이 이뤄질 것으로 보는 검찰이나 감사원, 국회는 일부러 빼고 국무총리실에 맡겼다”며 “이건 ‘이쯤에서 이번 의혹을 그만 덮고 가자’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민주당도 급히 여파 확산을 차단하고 나섰다. 자칫 투기 의혹이 4·7 재·보선을 앞두고 선거 쟁점인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론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의혹이 사실이라면 법을 위반하고 국민을 배신한 것으로 집 없는 서민의 절망은 커질 수밖에 없고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 흔들릴 것”이라며 “정부는 사실관계를 신속히 조사하고 필요하면 수사를 통해서라도 투기 가담자들을 철저히 색출해 엄단해야 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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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대외협력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이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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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부동산 투기 근절대책에 찬물을 끼얹는 반사회적 행위”라며 “국토부는 3기 신도시에 대해 전수조사를 해서 투기에 관여한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영표 의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사실이 확인되는 직원들에 대해선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와 홍 의원은 조사 주체를 국토부로 특정했지만 박용진 의원은 이에 반대했다. 박 의원은 “국토부의 자체조사에 반대한다”며 “감사원의 감사 혹은 총리실의 전수조사 등 외부 감사가 있어야 ‘제식구감싸기’ ‘물타기감사’ 의혹을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의당은 “이런데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믿으라는 것은 일방적인 강요”(정호진 수석대변인)라고 했고, 국민의당은 “과거 모든 신도시 개발과정을 전수조사해야 한다. 변 장관도 관리·감독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홍경희 수석 부대변인)는 입장을 냈다.

전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는 LH 직원 10여명이 광명·시흥지구 3기 신도시 지정 발표 전인 2018~2020년 100억원(7000평 상당)에 달하는 사전 투기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정부 차원 조사의 주체는 총리실로 결론났고, 경기남부경찰청은 수사에 착수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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