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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美생산 정상화에 최소 2주… '반도체 가뭄' 5개월 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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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한파·정전사태로 올스톱
복구 늦어지면서 비용도 늘어나
미국 車업계 피해 장기화 대비
대만에 생산량 늘리도록 압박
수급난에 가격상승 확산 조짐
"中 SMIC 블랙리스트, 부메랑"


파이낸셜뉴스

한파로 가동이 중단된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전자의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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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자동차 업계가 반도체 가뭄을 5개월 뒤에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미국 내 역대급 한파로 가동이 중단된 미국 텍사스주의 반도체 공장들이 생산을 재개하려면 앞으로 최소 2주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돼 고객업체들의 피해가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국의 극심한 한파와 정전 사태로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NXP, 인피니언 등 차량용 반도체 전문 기업들의 공장은 지난달 17일 이후 2주째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대중국 제재로 인해 중국 반도체 공급이 급감하면서 미국은 제 발등을 찍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달간 반도체 생산차질 우려

2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오스틴지역제조업연합회에 따르면 반도체 생산량 감소는 최소 한달간 계속될 것으로 우려됐다. 또 이같은 반도체 공장폐쇄의 여파는 자동차 업계에 5개월 후에 전달된다고 연합회는 예상했다. 에드워드 랫슨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복구 속도가 느리고 비용이 많이 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텍사스의 반도체 공장들이 물과 전기, 가스 공급을 받기 시작했으나 장비들의 청소와 재가동 점검에 시간이 필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측은 현재 오스틴의 공장을 점검하고 있으나 생산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VLSI리서치 사장 리스트 푸하카는 한파로 반도체 한달치 생산물량을 제조하지 못할 것이며 여기에 재고까지 낮은 상태라고 밝혔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지난주 반도체 부족으로 이틀간 가동을 멈춰야 했다. 삼성전자는 테슬라에 칩을 공급받아왔으며 NXP와 인피니온도 자동차 업체들에 칩을 납품해왔다.

랫슨 CEO는 텍사스주의 반도체 공장 생산 차질로 자동차 업체들의 반도체 부족이 앞으로 5개월 정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경제전문방송 CNBC는 보도에서 이같이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반도체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원인으로 중국 반도체 업체들을 견제하려다 역풍을 만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미국 상무부는 SMIC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SMIC와 거래하려는 미국 기업들은 사전에 상무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이번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으로 앞으로 SMIC가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나 대만 TSMC가 기술력에서는 SMIC 보다 훨씬 앞서있으나 최근 부족한 반도체는 첨단이 아닌 일반 반도체로 SMIC가 부족분을 충분히 메울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각종 반도체값 상승 부채질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자동차 업계의 위기를 깨닫고 대만 등지에 생산을 늘릴 것을 촉구했으나 8개 주지사들은 사태가 심각하다며 생산량을 두배로 늘리도록 압박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반도체 부족이 텍사스주 한파와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원인이 있지만 각종 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공장 건설에 수십억 달러가 필요하고 건설 기간도 길어 날씨 회복과 대통령의 명령만으로는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중국과 대치하고 있는 대만의 기존 공장들에 앞으로 계속 크게 의존해야 하는 리스크가 있다고 전했다. TSMC는 전세계 자동차에 사용되는 칩의 70%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램 가격은 3개월전과 비교해 50% 이상 급등하면서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본격화되고 있다.

2일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향 D램(DDR4 8기가바이트)의 현물 가격이 4.37달러로 상승세를 보였다. 현물가가 4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 2019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12월초만해도 2.77달러에 불과했으나 수요가 늘면서 연말부터 상승한 가격은 3개월만에 50% 가까이 올랐다.

차량용과 스마트용 반도체 부족과 글로벌 반도체 생산 기지의 자연 재해로 인한 가동 중단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있어 D램의 가격 상승을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도체 가격 상승은 D램뿐만 아니라 다른 반도체로도 확산될 전망이다. 이미 낸드플래시 가격은 하반기 이후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낸드플래시는 지난해 노트북, 태블릿, 클라우드 업체의 서버 증설 등으로 매출이 24% 증가했다"며 "올해도 이런 분위기는 이어질 전망이며 전체 반도체 시장 성장률도 기존 12%보다 5~6% 포인트 높게 예측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 역시 가동을 중단하면서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컨트롤러와 RF 시모스(CMOS) 이미지센서, 가전용 MCU 등의 공급에도 차질을 빚어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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