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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수완박'은 '부패완판'"…민주당, 절제 속 '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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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검찰총장이 연일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중대범죄수사청 설립에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검수완박' 그러니까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부패를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민주당은 선거 전 검찰 갈등이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해 정면대응을 피하고 있습니다만 내부적으론 부글부글 끓는 분위깁니다. 신혜원 반장이 관련 내용 정리했습니다.

[기자]

자, 여느 스타 정치인의 등장이 아닙니다. 언론사 카메라와 유튜버가 엉켜선 가운데 '윤석열' 이름 석 자를 연호하는 지지자들의 목소리가 현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윤 총장은 직원들과의 현장 간담회를 갖기 위해 대구고검을 방문했습니다.

[윤석열/검찰총장 : 제가 27년 전에 늦깎이 검사로 사회생활을 첫 시작한 초임지입니다. 몇 년 전에 어려웠던 시기에 한 2년간 저를 더 따뜻하게 품어줬던 고장입니다. 그래서 떠나고 5년 만에 왔더니 정말 이 감회가 특별하고 고향에 온 거 같은 그런 느낌입니다.]

일부러 대구를 콕 찍은 건 아닙니다. 윤 총장은 지난해부터 전국 지방 검찰청을 돌며 현장 간담회를 가졌는데요. 추미애 전 장관의 징계 청구로 업무배제된 뒤 중단했다가 오늘(3일) 다시 시작한 겁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대구는 정권수사 검사의 '유배지'로 불리곤 하죠. 대구지검엔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을 수사하다 좌천된 형사1부장, 조국 전 장관 일가 사건을 수사하다 교체된 반부패수사부장, '라임사태'를 수사하다 자리를 옮긴 1차장 검사가 있습니다. 윤 총장 본인도 좌천성 인사를 통해 대구로 자리를 옮긴 경험이 있죠. 박근혜 정부 때 국회 법사위에서 '국정원 댓글 수사에 외압이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한 뒤 벌어진 일입니다.

[윤석열/당시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장 (2013년 10월 21일) :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기 때문에 제가 오늘도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윤 총장은 최근 여권이 추진하는 중대범죄수사청 설치에 연일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이틀 연속 언론 인터뷰를 가진 데 이어 오늘은 카메라 앞에서 작심 발언에 나섰습니다.

[윤석열/검찰총장 : 부정부패 대응이라고 하는 것은 적법절차, 방어권 보장, 공판중심주의라는 원칙에 따라서 수사와 또 법정재판 활동이 유기적으로 일체가 되어야만 가능한 것입니다. 근데 지금 진행 중인 소위 말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라고 하는 것은 어떤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으로써 헌법정신에 크게 위배되는 것이고, 국가와 정부에 헌법상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검수완박'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다. 헌법 정신에 위배되고, 헌법상의 책무를 저버리는 것이다. 돌려서 말할 것 없이 여당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은 "방향이 잘못됐다" 대놓고 지적한 겁니다. 윤 총장은 여권과 법무부를 향해 차라리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진 전문수사청 세 곳을 설립하자는 역제안을 내놨죠. 법무부 장관 산하에 둬도 좋으니 수사-기소권을 가진 반부패수사청, 금융수사청, 안보수사청을 만들자는 겁니다. 내 밑에 검사들을 다 빼버려도 좋다, 부패 범죄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만은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증권범죄 합동수사단', 이른바 합수단은 2013년 설립 이후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릴 만큼 증권 시장 정화에 큰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합수단을 폐지했습니다. 이후 검찰의 증권범죄 사건 처리 비율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는데요. 기소 비율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70% 수준을 유지하다 지난해엔 37.5%로 반 토막이 났습니다.

윤 총장은 민주당이 영국의 특별수사검사청(SFO)를 중수청 모델로 들고 나온 것도, 뭘 잘 모르고 하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는데요.

[황운하/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지난달 17일) : 우리는 이제 이번 중대범죄수사청은 영국을 모델로 하고 있는데. 영국에도 SFO 이게 'S'라는 게 여기서 'SERIOUS'여서 좀 중요한, 중대한, 심각한. 이런 의미를 갖는 거죠. 글로벌 스탠다드로 가는 것이다.]

윤 총장은 "영국은 수사-기소를 분리한게 아니라 융합한 것"이라면서 "세계 각국이 이렇게 하고 있는데, 우리는 증권범죄합수단도 없앴다. 사기꾼 소굴을 만들자는 것있가"라고 주장했습니다.

[윤석열/검찰총장 : (중수청법이 계속 강행이 되면 임기 전에 총장직을 사퇴할 수도 있다, 그 의미로 해석을 해도 되는 건지.) 지금은 그런 말씀을 드리기 어렵습니다. 네.]

어제 청와대는 "국회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을 두루 종합해서 입법권을 행사할 것"이라며 "검찰은 국회를 존중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차분히 의견을 개진해야 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습니다. 현직 검찰총장이 '공개 반기'를 든 것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우회적으로 경고한 건데요. 대신 정세균 총리가 총대를 맸습니다. "(총장이) 직을 건다는 말은 무책임한 국민 선동"이라며 "상황을 엄중하게 주시하겠다"고 했죠.

[정세균/국무총리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윤 총장은 행정 책임자 아닙니까? 검찰총장 아닙니까? 그런데 어제 하시는 걸 보면 정치인 같아요. 마치 정치인이지 이게 그냥 평범한 행정가나 공직자의 발언 같지가 않아요.]

민주당의 속내는 복잡합니다. 맘 같아서야 "그럴거면 물러나라" 공세를 펴고 싶지만, 4월 재보궐 선거가 코앞이죠. 검찰개혁을 둘러싼 갈등에 국민 피로도가 높기 때문에 최대한 확전을 경계하는 모습입니다. 중수청 법안 발의도 '속도조절'에 나선 모양샌데요.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세부적인 쟁점이 또 오래간다. 그러면 조금 더 길어질 수 있는 거라 지금은 시점은 딱 정해놓고 작전하듯이 마감시간, 데드라인 정해놓고 하는 그런 작업하고는 다른 거죠.]

또 한가지, '때리면 커지는 윤석열'이란 학습효괍니다. 지난해 추윤 갈등이 극에 달했을 때, 윤 총장 대선 후보 지지율이 쭉쭉 올랐죠. 여권에선 괜히 윤 총장의 존재감을 키워줄 필요는 없단 인식이 지배적입니다.

[JTBC '정치부회의' (지난해 11월 12일) : 윤 총장 부상의 1등 공신, 바로 여권입니다. 때리면 때릴수록 커진다는 말이 있죠. 여권이 윤 총장을 공격할 때마다 윤 총장의 지지율은 쑥쑥 올라갔습니다.]

[최인호/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 검찰총장의 언행이 좀 요란스러워서 우려스럽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좀 차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

반면 야당은 윤 총장에게 힘을 실었습니다. "중수청에 반발하는게 왜 정치하는 거냐, 오히려 안하는 게 직무유기 아니냐"는 거죠.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전혀 정치적 행보가 아니고요. 권력이 중수청이 만들겠다고 작심하고 도발하는데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것은 검찰총장의 직무유기이죠. 정세균 총리는 무엇 때문에 저렇게 되지도 않은 말씀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옹색하기 짝이 없습니다.]

본질은 이거죠. 그래서 '검수완박'이 검찰 개혁의 답이 될 수 있는지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인데요. '검찰 직접수사권 폐지'에 대해 묻자 49.7%가 반대, 41.2%가 찬성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념 성향별 찬반 차이가 뚜렷한데요. 진보 성향자에서는 찬성 65.6%, 반대 25.6%로 찬성이 우세했고 보수 성향자는 찬성 20.0%, 반대 66.4%로 정 반대의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정리합니다. <윤석열 "'검수완박'은 '부패완판'"…민주당, 절제 속 '부글부글'>

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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