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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울산, 해방 후 76년 만에 항일독립운동 기념탑 ‘우뚝’…시민들 “늦었지만 가슴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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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달동 공원 안에 건립

높이 30m ‘사람人’자 형상화

박상진 의사·최현배 선생 등

지역 출신 독립운동가 102명

탑 둘레 대리석에 이름 새겨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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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울산 남구 달동 문화공원 내 항일독립운동기념탑 앞에서 참배객들이 순국선열에게 헌화하고 묵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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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울산 출신 항일 애국지사들의 숭고한 넋을 기리는 항일독립운동기념탑이 해방 후 76년 만에 세워졌다.

울산에서는 지금까지 한국·베트남 참전용사 등 호국영령을 참배할 현충탑만 울산대공원에 있었을 뿐, 항일 애국지사들을 참배할 별도의 공간은 없었다. 3·1절이었던 지난 1일 울산시 남구 달동 문화공원 기념탑 참배광장에는 항일 독립애국지사들의 뜻을 되새기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시민 김충일씨(62·울산 남구)도 아내와 나란히 국화꽃을 헌화하고 묵념했다. 그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지역출신의 항일 독립운동가들의 넋을 기릴 수 있는 번듯한 상징물이 생겨 마음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여정씨(40·울산 중구)는 “학생들의 일제강점기 역사학습에도 항일독립운동 기념탑이 도움이 되겠다”면서 “코로나19가 조금 잠잠해지면 초등학생 아들도 이곳에 데려와서 독립운동가들이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어떻게 일제에 맞섰는지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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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배객들이 탑 뒷면에 설치된 지역 출신 독립운동가들의 활약상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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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는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항일독립운동기념탑 건립을 계획한 뒤 지난해 7월 모두 25억8400여만원을 들여 착공해 지난달 26일 준공했다.

문화공원 내 800여㎡에 높이 30m로 조성된 기념탑은 항일 애국지사의 넋을 ‘사람인(人)’자로 형상화했다.

일제강점기 울산의 중구 병영, 울주군 언양·남창 등지에서 일어난 3·1 만세운동을 비롯해 대한광복회 총사령이었던 고헌 박상진 의사의 독립운동, 외솔 최현배 선생의 국어운동, 청년·계몽운동을 벌인 성세빈 선생의 보성학교 등 항일 독립운동의 의미가 기념탑에 담겼다.

기념탑 앞면에는 1919년 4월 초 일어난 학생·주민들의 3·1 만세운동과 독립운동가들의 활약을 상징하는 청동 벽부조가, 뒷면에는 울산의 항일 독립운동에 관한 안내문이 각각 설치돼 있다. 탑 둘레의 대리석에는 정부로부터 각종 서훈을 받은 울산 출신 항일 독립운동가 102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박종성씨(55·울산 북구)는 “울산 출신 항일 독립운동가들이 100명이 넘는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김희수씨(48·울산 남구)는 “이제라도 항일독립운동기념탑이 세워진 것은 큰 의미가 있지만, 한편으로는 과거 울산의 지도자급 인사들이 일제 잔재 청산이나 역사바로알기 사업에 소홀히 한 것을 반성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글·사진 백승목 기자 smbae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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