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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잠시 멈춘 '금리 발작'…다시 '파월의 입'에 쏠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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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지난주 증시를 뒤흔들었던 미 국채금리 급등세가 이번 주 다소 진정된 가운데 미 국채 시장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지 주목된다. 가까운 시험대는 4일(현지시간) 나올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발언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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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이사 "채권 시장 주시"…파월도 금리 언급할까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2일(현지시간) 미국외교협회(CFR) 주최 행사에서 “(채권) 시장의 진전에 세심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지난주 일부 움직임과 움직임의 속도가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또 연준의 정책 목표 달성을 저해하는 무질서한 상황이나 금융 여건들을 지속적으로 조이는 상황이 생기면 우려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브레이너드 이사의 이날 발언이 지난주 미 채권 시장의 급격한 움직임에 대한 연준의 '첫 번째 중요한 힌트'라 평가했다. 연준 인사들이 그간 미 국채금리 급등을 경기 개선에 따른 현상이라고만 평가하며 개입 의지를 시사하지 않은 것과 다른 각도의 발언이란 의미다.

미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달 25일 장중 1.6%대까지 급등(채권 가격 급락) 했다가 이후 반락해 이번주 1.4%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급등세는 일단 진정됐지만, 연초 0.9%, 지난달 1일 1%대 수준에서 단기간 내 급격히 오른 탓에 금리 방향과 속도에 대한 경계감이 아직 남아 있다.

특히 미 국채 시장과 관련한 연준의 추가 메시지가 나올 지 여부가 주목돼 왔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23일 미 상원에서 금리상승이 "양호한 경제전망에 대한 신뢰의 증거"라 했는데, 이 발언은 연준이 미 국채 금리 상승에 대해 경계감을 표명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돼 왔다.

이후 미 국채 금리 상승 속도가 빨라지자 일각에선 파월 의장이 금리 상승에 대응하겠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은 걸 금리 급등의 이유 중 하나로 지목하기도 했다. 자연스레 연준이 미 국채 시장에 대해 이전과 달라진 입장을 표명하거나 대응을 내놓느냐로 시장의 이목이 쏠렸다.

전날 CNBC는 연준이 단기 채권을 팔고 장기 채권을 사서 장기 금리 하락을 유도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카드를 다시 쓸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 외 시중은행들이 연준에 예치한 돈(지급준비금)에 연준이 주는 이자(지준부리)를 인상하는 방안도 카드로 꼽힌다.

마침 파월 의장이 4일 월스트리트저널 주최 컨퍼런스에 참석할 예정인 가운데, 이 자리에서 미 국채 시장 및 금리 움직임에 대한 메시지가 나올지 여부가 주목된다. 이 자리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 파월의 마지막 공개 석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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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의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답변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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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부총재 "금리가 금융에 부정적 영향 미치면 채권매입 재조정"

이에 앞서 다른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이미 경계감을 표현하거나 대응에 나섰다. 미 국채 금리와 함께 지난주 유로존, 호주 등의 국채 금리가 동반 급등하면서다.

루이스 데 귄도스 유럽중앙은행(ECB) 부총재는 같은 날 포르투갈 언론과 인터뷰에서 "명목 금리가 금융 여건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판단될 경우,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재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ECB의 긴급자산매입프로그램(PEPP)을 통해 채권 매입을 확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보다 앞서 호주중앙은행(RBA)은 2일 호주 장기 채권을 기존의 2배인 40억달러 어치 매입한다고 밝혀 1.9%대 까지 급등했던 호주 국채 10년물 금리를 1.6%대로 낮췄다. 지난달 26일 단기채 매입 후 두 번째 시장 개입이다.

프라샨트 뉴나하 TD증권 투자전략가는 파이낸셜타임스에 "RBA의 이번 조치는 다른 중앙은행들의 정책과 관련한 시장 기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RBA의 결정이 “전세계적 함의를 가질 수 있다”고 했다.

일단 시장의 전반적인 불안감은 지난주에 비해 완화된 분위기다. 자바즈 마타이 씨티 미 금리 전략 대표는 로이터에 "미 국채 시장 약세가 끝났다고는 하지 않겠다"면서도 "10년물이 현 수준에서 어느 정도 안정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심플리파이 자산운용의 할리 바스먼 파트너도 "금리가 서서히 오를 것"이라며 "10년물은 향후 3~4년 내 최고 4%까지, 단기적으로는 1.5~2%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 내다봤다.

권다희 기자 dawn2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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