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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이재명 여의도 뜨자, 與의원 31명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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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국회의원 정책협의회 열어 대선 주자 지지율 1위 영향력 과시

킹메이커 이해찬 측면 지원설에 양측 모두 “직접적 교류는 없어”

조선일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경기 지역 국회의원 정책협의회에서 참석 의원들과 ‘주먹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선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지사의 등장에 이날 정책협의회엔 여야 의원 33명이 참석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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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가 3일 국회의사당 맞은편의 한 호텔에서 여당 국회의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책협의회를 열었다. 이 지사가 대선 대표 공약으로 밀고 있는 ‘기본 주택’ 법제화 필요성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이 지사는 지난 1월 26일 이 호텔에서 기본 주택 도입 관련 토론회를 연 데 이어 5주 만에 다시 여의도를 찾았다. 작년 말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1위에 올라선 이 지사가 여의도 방문 횟수를 늘리며 정치적 외연 확대에 나선 모습이다.

이 지사는 이날 정책협의회에서 “공정한 질서를 위한 제1의 길은 역시 경제적 풍요를 구성원 모두가 최소한 함께 나누는 것”이라며 “기본 주택이 가능하도록 법 제정에 많은 협조를 부탁한다”고 했다. 이 지사는 ‘기본 소득’과 장기 저리형 대출인 ‘기본 대출’에 이어, 무주택자라면 소득·자산·나이를 따지지 않고 30년간 거주할 수 있는 장기 임대형 ‘기본 주택’을 추진 중이다.

이 지사는 이날 협의회 후 대선을 1년 앞둔 심경을 묻는 기자들에게 “경기지사로 열심히 한 데 대해 과분한 평가를 해주는 것 같다”며 “더 열심히 맡겨진 일을 해나가겠다”고 했다. 이 지사는 새해 들어 재난지원금 선별·보편 지원 논란 속에서도 기본 소득 도입을 강하게 주장해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국무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의 비판을 받았다. 이날 이 지사의 협의회 참석을 두고도 일부 민주당 친문(親文) 인사들은 사석에서 “세(勢) 과시하러 왔느냐”고 했다.

조선일보

이재명(앞줄 왼쪽 네번째) 경기도지사가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경기지역 국회의원 정책협의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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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이 지사는 이날 이 대표가 제안한 ‘신(新)복지제도’에 대한 입장을 묻자 “전통적 복지가 확대돼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내가 기본소득을 주장한다고 해서 기존 복지 제도를 통폐합하고 없애고 대체하자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 지사는 또 무소속 홍준표 의원 등 야권 인사들이 자신을 비난하는 데 대해서도 “국가를 위해서나 저를 위한 충언이라 생각한다”며 “성찰의 계기로 삼고 있다”고 했다. 홍 의원은 최근 이 지사를 ‘양아치’에 빗댔다. 그런데도 이 지사가 로키(low key) 대응을 하자, 정치권에선 “전략적인 몸 낮추기 아니겠느냐”는 말이 나왔다.

이 지사의 이날 정책협의회에는 현역 의원만 30명 넘게 참석했다. 민주당 31명, 국민의힘 1명, 정의당 1명 등이었다. 5주 전 기본 주택 토론회 때는 현역 의원 20여명이 참석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일부 강성 친문 지지층에서는 여전히 대선 경선 때 문재인 대통령과 경쟁했던 이 지사에 대한 반감이 남아있지만, 의원들 사이에서 이 지사에 대한 호감도 조금씩 높아지는 분위기”라고 했다.

민주당 안에선 이해찬 전 대표가 이 지사를 측면에서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018년 이 지사가 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일부 당원의 출당 요구가 이어질 때도 징계 결정을 유보했다. 이 지사 측과 이 전 대표 측은 모두 “직접적 교류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대선 경선이 본격화하면 여권의 ‘킹메이커’로 꼽히는 이 전 대표가 이 지사를 위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전 대표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계파 차원의 호오(好惡)를 떠나 경쟁력 있는 인사를 키우고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이 지사에 대해서도 그런 차원에서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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