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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北 김정은 '군기잡기'…지방 말단 당 간부까지 평양 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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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첫 시·군당 책임비서 강습회 평양 개최

"당 역사에서 처음…8차 당대회 첫 부문별회의"

"당중앙의 야전 정치일꾼, 지역보좌관. 시·군 안주인" 주문

'군기반장'으로 나선 조용원 조직비서 "신랄히 비판"

전문가 "각자도생 지방경제, 국가가 챙긴다는 의지 표명"

전문가 "김정은 방향 제시, 조용원 악역담당의 역할분담"

CBS노컷뉴스 김학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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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시·군 당책임비서 강습회가 3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회의실에서 열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습회 개강사를 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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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처음으로 전국의 시·군 당 책임비서들을 평양 당 중앙위 본부청사로 불러 강습회를 개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강습회 개강사'를 하고, 조용원 조직 비서가 '정책 보고'를 했다.

북한이 8차 당 대회 이후 당 전원회의와 내각 전원회의에 이어 우리의 기초단체에 해당하는 시·군 당 책임비서 강습회까지 개최함으로써 지방 일선까지 통제를 강화하고 체제 결속을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사회주의 건설의 지역적 거점들을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전환의 계기인 제1차 시·군 당 책임비서 강습회가 3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본부회의실에서 열렸다"며, "조선 로동당 총비서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개강사를 하시였다"고 보도했다.

◇"강습참가자들 최고 참모부에서 총비서 가르침 받아 감격"

신문은 특히 이번 강습회가 "우리 당 력사에서 처음"이자 "당 제8차 대회 결정 관철을 위한 첫 부문별회의"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전체 강습회참가자들은 조선혁명의 최고 참모부에서 총비서 동지의 귀중한 가르치심을 받아 안 게 된 크나큰 감격과 격정에 넘쳐 우렁찬 '만세!'의 환호를 터쳐올리였다"고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개강사에서 8차 당 대회 이후 "제일먼저 시, 군 당 책임비서들을 위한 강습회를 조직한데 대하여 언급"한 뒤, "시, 군당 조직들이 자기 지역의 발전을 이끌어나가는데서 당 중앙의 파견원인 시, 군당 책임비서들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 "시, 군 당 책임비서들은 사회주의 건설의 지역적 거점들을 맡고 있는 우리 당의 핵심이며 인민들과 제일 가까이에 있으면서 그들을 돌보는 무거운 책임을 걸머진 야전 정치일군들"이라고 치켜세웠다.

◇"8차 당 대회 지방경제 방향제시…이제 지역 간부들이 역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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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시·군 당책임비서 강습회 개최한 북한. 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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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특히 "당 제8차 대회가 전국의 시, 군들을 자립적으로, 다각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정책적 방향들을 밝혀준 것만큼 이제는 모든 것이 책임비서들의 분발력과 역할에 달려있다"면서, "이번 강습회가 당 중앙의 구상과 의도에 맞게 시, 군당책임비서들의 사상관점과 일본새, 실무수준과 정신 도덕적 풍모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시, 군강화발전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는 중요한 계기로 되리라는 확신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개강사에 이어 8차 당 대회이후 '권력의 실세'이자 '군기반장' 역할을 하고 있는 조용원 조직 비서가 나서 "당의 시, 군강화로선과 정책을 철저히 관철해나갈 데 대한 보고를 제기"했다.

◇조용원 정책 보고 "지방 사업에 나타난 결함 해부학적 비판"

노동신문은 "(조용원 조직비서의) 보고에서는 현 시기 일부 시, 군 당 책임비서들과 시, 군 당위원회들의 사업에서 나타나고 있는 결함들이 해부학적으로 분석됐다"며, '당 내부 사업을 홀시하고 행정경제 사업에 대한 당적지도, 정책적 지도를 바로하지 않고 있는 결함들과 우리 당의 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는 편향들이 신랄히 비판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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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에서 발언하는 조용원 조직 비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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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원 조직 비서는 특히 "현 실태는 당 내부사업, 사람과의 사업에 품을 넣지 않고 행정경제 사업에만 치중하며 혁명적 당풍을 견지하지 못한다면 우리 당 사업이 진실로 당과 혁명대오를 전일체로 다지고 혁명의 전진속도를 가속화하는 산 당 사업, 혁명적인 지도로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질책하면서, "당 중앙의 지역적 보좌관답게, 시·군의 안주인"으로 일할 것을 주문했다.

김 위원장과 조 비서의 발언을 통해 볼 때 북한이 이번에 첫 시·군 당 책임비서 강습회를 개최한 것은 대북 제재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지방경제발전의 성과가 전무한 상황에서 지방경제 복원과 지방주민들의 생활 개선을 위한 돌파구를 찾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전문가 "국가주도 지방경제, 장마당과 조화여부 최대 관심"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지금까지 북한의 지방 경제는 중앙정부의 재정부족으로 사실상 각자도생방식으로 발전해 왔는데, 이제는 국가가 직접 챙기면서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주려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지방 시, 군은 지방경제의 거점이기도 하지만 장마당 경제의 거점 지역들이기도 하기 때문에 국가주도의 자력갱생을 추진할 경우 앞으로 장마당 경제와의 관계를 어떻게 조화롭게 설정할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지금까지의 동향으로 봐서는 북한이 사회주의 계획경제 복원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장마당 경제의 위축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장마당 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서 과연 다른 어떤 방식으로 지방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강습회에는 전국의 시·군 당 책임비서들과 도 당 책임비서들, 도 당 위원회 해당 부서 간부, 중앙위원회 비서와 해당 부서 부장 및 제1부부장들, 지방 당 사업과 관련된 간부들이 참가했다. 지방 문제와 관련된 당·정의 간부들이 김 위원장 앞에 총출동한 것이다.

◇"조용원, 당 간부 질책에 또 등장…군기잡기"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5개년 경제계획 관철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시, 군 단위의 분발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직접 연설을 것으로 보인다"며, "인민대중제일주의 구현을 위해 가장 말단에 있는 시, 군 단위 지방조직들의 근본적인 변화를 주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무진 교수는 "최근 당 전원회의에서 당 간부들에게 한심하다고 공개적인 질책을 한 조용원 조직비서가 이번에 다시 등장한 것은 일종의 군기잡기에 해당한다"며, "김정은 총비서는 정책의 큰 방향을 제시하고, 이어 조용원 비서가 실무적으로 나서 당 간부들을 꾸짖고 비판하는 악역을 담당함으로써 역할분담을 이루는 특징적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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