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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4일 국내 증시가 하락 마감했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여파로 하락 출발한 국내 증시는 장중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 물량으로 상승 전환에 발목이 잡혀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개인만 나홀로 순매수했지만, 매도 물량을 받고 상승 모멘텀을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증권업계는 당분간 조정 흐름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코스피는 1.28% 하락한 3043.49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은 0.49% 하락한 926.20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0.20% 하락한 3076.88로 출발했고 장중 1% 이상 넘게 빠지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코스닥 역시 0.18% 하락한 929.09로 장을 시작해 장중 1% 넘게 하락하다 오후 들어 하락폭을 다소 줄였다.
미국 국채 금 상승 여파로 주식 시장에 부담의 그림자가 드리운 가운데 이날 증시 부진을 이끈 것은 기관의 매도세였다.
기관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1조2826억원가량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589억원 순매도했다. 매도 물량은 금융투자가 쏟아냈다. 금융투자가 유가증권 시장에서 9599억원, 연기금이 유가증권 시장에서 322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국내 증시의 '큰손'인 연기금은 지난해 12월24일 이후 이날까지 45거래일 연속 순매도 신기록을 새로 썼다. 역대 최장 기간이다. 연기금의 매도 행진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불만과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이날 전주 국민연금 본사 앞에서 매도 중단 촉구 집회도 열었다. 정의정 한투연 회장은 "국민연금이 16.8%란 목표에 얽매여 연말까지 20조원 이상 기계적 매도를 이어가겠다는 건 지수 상승을 주도해 온 개인 투자자들에 대한 명백한 이적행위"라고 비판했다.
외국인도 양 시장서 순매도를 기록했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9319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1064억원을 팔아 치웠다. 개인만 나홀로 증시 하락을 방어했다. 개인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2조1968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1659억원을 순매수했다.
업종별 주가는 대부분 내림세를 보였다. 음식류업(0.86%), 섬유의복(0.02%), 비금속광물(0.98%), 철강금속(1.83%), 건설(0.56%), 유통(0.83%) 등 일부 업종만 상승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경우 삼성전자(-1.90%)와 SK하이닉스(-3.40%), 네이버, LG화학 (-0.57%) 등 대부분의 종목이 약세를 보였다. 셀트리온(1.16%)과 포스코(3.34%)는 강세로 마감했다. 상승 탄력이 둔화되면서 개별 종목 장세를 연출한 것.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또 다시 금리 상승을 빌미로 기술주 및 밸류 부담이 높은 일부 테마주 중심으로 매물을 내놓으며 하락한 점이 부담"이라면서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은 결국 신흥국 증시에서 외국인의 수급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감안 한국 증시는 하락 출발한 후 미 증시 특징처럼 여전히 업종별 차별화 장세가 진행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증시가 금리 변수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그만큼 펀더멘털에 대한 자신감이 약하기 때문"이라며 "기저효과와 지금까지 시행된 경기부양책, 조만간 시행될 바이든 정부의 추가 경기부양책 등을 감안할 경우 경기회복을 자신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조정이 끝난 후에는 상승장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너무 좋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 즉 긴축 우려 때문에 조정이 나타난다"면서 "3월 초 불확실성을 소화한 이후에는 증시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승부는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보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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