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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우리 총장님" 文 총애받던 尹, 정권에 칼 겨누다 결국 檢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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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검찰총장 사임 ◆

매일경제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7월 25일 윤석열 신임 총장(오른쪽)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환담장으로 이동하는 모습.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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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이 1년9개월간 파란만장했던 검찰조직의 수장 자리를 내려놓았다. 당초 윤 총장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감옥에 보낸 사람으로서 문재인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검찰총장으로 임명되자마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 관련 수사에 돌입하면서 정권의 눈 밖에 났다. 윤 총장이 '특수통 칼잡이'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3년 박근혜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를 하다가 정권 눈 밖에 나 3년간 대구고등검찰청 등 한직을 떠돌았을 때부터다. 윤 총장은 2016년 말 최순실 특검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박근혜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을 파헤치며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을 도왔다.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을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에 연달아 발탁했다. '기수 파괴' 인사까지 감행했다. 2019년 7월 문재인정부에서 윤 총장은 '우리 총장님'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허니문은 한 달을 가지 못했다. 검찰은 2019년 8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 검증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과 관련해 전방위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윤 총장은 작년 1월 임명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는 1년 내내 대립했다. 두 사람의 갈등이 극으로 치달은 건 작년 10월부터다. 추 장관은 윤 총장에게 "라임 로비 의혹과 총장 가족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총장의 수사 지휘를 중단하라"며 다시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작년 11월 24일 추 장관이 사상 처음으로 검찰총장 징계 청구와 직무집행 정지 명령을 내리면서 갈등은 정점으로 치달았다. 우여곡절 끝에 같은 해 12월 16일 열린 징계위원회에서는 윤 총장의 징계 수위를 정직 2개월로 결정했다.

올해 1월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임명되고도 여권과 검찰 간 갈등은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2월 들어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립 법안을 발의하면서 윤 총장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법안 내용의 골자는 남아 있는 검찰의 6대 중대범죄 수사권마저 중수청으로 이관하자는 것이다. 이에 윤 총장은 지난 2일 "(중수청을) 막을 수 있다면 100번이라도 직을 걸겠다"고 밝힌 뒤 결국 사퇴했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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