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인들 "중수청 추진에 다른 사람이라도 버티지 못했을 것"
"제2의 반기문? 이회창?…자기사람 없으나 야권 재편할수도"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에서 총장직 사퇴 의사를 발표하고 있다. 2021.3.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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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사직한 것을 두고 법조계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정계 진출을 공식화했다는 평가가 많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검찰에서 할 일은 여기까지"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이례적인 언론 인터뷰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비판을 시작한 지 사흘 만이자 임기가 142일 남은 상황에서다.
윤 총장은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며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법조인들은 대체로 윤 총장의 사퇴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보고 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수사권을 없애고 기소권만 남기면 검찰은 폐지된다는 의미"라며 "검찰로서는 존폐의 위기니 총장이 사직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중수청을 설치한다는데 어느 총장이 버티겠느냐"고 반문했다.
법조인들은 윤 총장의 정계 진출을 예상하면서도 성공 가능성에는 의견이 갈렸다.
한 변호사는 "윤 총장이 자유민주주의를 보호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정치를 하겠다는 뜻"이라며 "어떤 면에서는 민주당이 윤 총장의 정계 진출을 좋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변호사는 "정치는 반기문처럼 인기만 있다고 할 수 있는게 아니며 자기 세력이 있어야 한다"면서 "검찰당이라도 있다면 모를까 국민의힘이 조직적으로 윤 총장을 도와줄지는 회의적"이라고 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윤 총장 사직이 여권에 악재라고 분석했다.
그는 "반(反) 조국 등 윤석열이 상징하는 게 있으니 민주당으로서는 윤 총장의 정계 진출이 좋지 않을 것"이라며 "윤 총장이 대구를 방문했을 때 권영진 대구시장이 나온 것을 보면 정치권과 최소한의 교감은 한 듯 하다"고 분석했다.
이 변호사는 "윤 총장이 제2의 반기문이 될 수도, 제2의 이회창이 될 수도 있다"면서 "특수수사를 많이해 정치권에 적도 많겠지만 극우·적폐세력을 뺀 야권의 재편 기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ho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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