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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문 대통령에 사의 밝힌 윤석열 “민주주의 지키고 국민 보호 위해 힘다하겠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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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 표명한지간여 만에 전격 수리 / 정 총리 “대단히 유감” / 홍준표 “잘못된 결단 될 것” / 안철수 “이제 온 국민이 나서서 불의와 싸울 때”

세계일보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해 자신의 거취 관련 입장을 밝히던 중 눈을 감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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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4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의를 수용했다. 이로써 윤 총장은 임기를 142일 남겨두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앞서 윤 총장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윤 총장은 사의를 표명한 자리에서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이어 “저는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 제가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저를 응원하고 지지해주신 분들 그리고 제게 날선 비판을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청와대에 따르면 윤 총장은 법무부에 사표를 제출했고 사표 수리를 위한 행정 절차만을 남겨놓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윤 총장의 태도로 미뤄 사의를 철회할 가능성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악화 일로인 여권과 검찰의 갈등을 윤 총장의 퇴진으로 끊어야 한다는 정무적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 총장은 이례적으로 언론과 잇따라 인터뷰를 갖고 여당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입법 추진은 물론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을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직을 걸 수 있다면 100번이라도 걸어서 막겠다”며 강한 반반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청와대 정부, 정치권 등에서 질타가 이어졌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윤 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한 정례 브리핑에서 “저는 윤 총장이 임기 내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받들고 국민 여망인 검찰개혁을 잘 완수해주기를 기대했지만 그런 일이 일어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반면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윤석열 총장이 지금 사표 낸다면 그것은 잘못된 결단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금은 70년 검찰의 명예를 걸고 문재인 대통령 연루 여부 세 가지 사건에 전 검찰력을 쏱아야 할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홍 의원은 “살아 있는 권력은 수사 하지 않고 지금 사표를 내면 죽은 권력이던 이명박, 박근혜 수사를 매몰차게 한 것마저 정의를 위한 수사가 아니고 벼락 출세를 위한 문재인 청부 수사였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또 검찰 수사권을 해체시킨 당시의 마지막 총장이었다는 오명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어제 대구지검 방문도 정치권 진입을 타진해 보기 위한 부적절한 행보였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검찰총장답지 않은 정치 행위를 했다는 오해도 받을 수 있다”며 “윤 총장의 기개와 담력을 믿는다. 정치는 소임을 다 한 뒤 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윤 총장 사의를 두고 “이제 온 국민이 나서서 불의와 싸울 때”라며 “반칙과 특권이 이 사회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윤 총장의 사퇴로 대검찰청은 조남관 대검 차장의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청와대는 조만간 검찰총장 후임 인선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총장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다.

다음은 윤 총장 사퇴문 전문.

저는 오늘 총장을 사직하려 합니다.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저는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 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습니다.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러나 제가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습니다.

그동안 저를 응원하고 지지해주신 분들, 그리고 제게 날 선 비판을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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