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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전문]“정의당, 지역·노동 중심 재편” 여영국, 선택과 집중 강조하며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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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국회서 당대표 보선 출마

“전면 쇄신으로 바닥서 시작, 지선은 전략선거구 위주 전략”

“위기의 정의당, 봉합 및 갈등 회피로는 극복 안 돼”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여영국 전 정의당 의원이 5일 당대표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지역과 노동’을 중심으로 정의당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여 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출마 기자회견에서 “정의당을 향해 보내주셨던 시민과 당원들의 기대와 신뢰를 스스로 무너트리고 말았다. ‘노동의 희망, 시민의 꿈’이라는 가치만 빼고 전면적 쇄신으로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데일리

여영국 정의당 전 의원이 5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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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전 의원은 “일하는 사람들의 정당, 꿈꾸는 현실주의자들의 정당, 민주주의자들의 정당”이 정의당의 지향점이자 가치임을 재강조하며 “더 큰 변화를 위해 차이와 적대보다는 협력과 연대의 정치로 공동체를 이끌겠다”고 했다.

여 전 의원은 정의당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것을 하는 정의당이 아니라 하나를 하더라도 끈질긴 정치활동으로 실체적 변화를 만들어내는 전략으로 재편할 것”이라며 “(2022년)지방선거는 다수출마가 아니라 당선 가능성이 높은 전략선거구를 미리 선정하고 후보자와 함께 선거 및 이후 정치활동까지 책임질 수 있는 지방정치지원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청년 정의당에 대해서는 “당적 구조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는 청년정의당은 당내당으로서 자립적 미래정치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그는 “정의당의 위기는 적당한 봉합과 갈등 회피로는 결코 극복할 수 없다”며 “지역부터 중앙까지 당조직 체계와 운영방식, 당 사업방식과 정치활동, 조직문화에 이르기까지 누적된 관성과 타성을 전면 쇄신하는 단호하고 강력한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권한과 책임을 자임하는 새로운 당 대표가 될 것”이라 했다.

그러면서 “떠나간 당원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고, 국민의 기대와 지지를 다시 되찾을 수 있는 정의당으로 바꿔내겠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여 전 의원의 출마선언문 전문이다.

‘지역과 노동’을 중심으로 정의당을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사랑하는 당원여러분, 정의당 전 국회의원 여영국입니다.

“당이 좀 작더라도 힘없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책임질 수 있는 진보정당 하나쯤은 있어야지”라는 마음으로 그동안 정의당을 향해 보내주셨던 시민들과 당원들의 기대와 신뢰를 스스로 무너트리고 말았습니다. 다시 한 번 머리숙여 깊이 사과드립니다.

무너져버린 정치적 신뢰의 폐허 속에서 깊이 성찰하고, ‘노동의 희망, 시민의 꿈’이라는 당의 가치만 빼고 전면적 쇄신으로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각오로 저는 오늘 정의당 당대표에 출마 합니다.

저의 정치는 발전설비노동자 ‘배달호’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한 노동자가 사측의 ‘78억 손해배상가압류’라는 폭력적 탄압에 맞서고자 자신의 몸에 불을 당겼습니다. 2003년 1월9일, 두산중공업 배달호 열사의 죽음이었습니다.

65일간의 장례투쟁 후 구속되어 감옥에 있을 때 저는 ‘우리 곁을 지켜주는 든든한 정치인 한 명 있었으면 어땠을까’하고 노동정치를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그후로도 ‘손배가압류’로 희생되는 제2, 제3의 또 다른 ‘배달호’를 목격하면서 노동조합의 투쟁도 필요하지만 ‘노동문제’를 보다 책임있게 변화시키는 힘은 결국 정치의 공간에서 ‘입법’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노동자 여영국’은 ‘노동자 정치인 여영국’이 되었습니다.

2010년, 2014년 연속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지역과 노동 현장에서 진보정치를 시작하게 되었고, 2019년 당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창원성산에서 노동자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습니다.

도의회에서 버스노동자의 산업재해 문제를 다뤘던 적이 있었습니다. ‘노동안전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산업안전조례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공청회를 열어 책임있게 대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었습니다.

저는 가난하고 힘없는 시민들을 대표하는 진보정치가 왜 필요한지, 지역과 노동 현장에서 단단한 사회적 기반을 쌓은 강한 정당만이 그들의 삶을 지키고 책임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정의당은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위해 중대재해법 제정에 전 당력을 쏟아 부었고, 쌍용차 국가손해배상 26억 소송취하 결의안을 여야 국회의원 117명 서명을 받아 추진하고 있습니다. 비록 최근 당 사태로 정치적 신뢰를 잃었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습니다. 정의당의 진보적 노동정치를 다시 복원하지 못한다면 수많은 ‘배달호’들의 희생을 막을 수 없습니다. 일하는 노동시민들의 삶을 지켜낼 수도 없습니다.

저 여영국은 ‘지역과 노동’을 중심축으로 정의당을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불평등과 기득권에 맞서 가난한 시민들의 삶을 향해 정의당은 더 아래로, 더 옆으로 가겠습니다.

일하는 사람들의 정당, 꿈꾸는 현실주의자들의 정당, 민주주의자들의 정당으로서 정의당의 강령적 정체성은 변함없는 우리의 확고한 지향이자 가치입니다.

정의당은 더 큰 변화를 위해 차이와 적대보다는 협력과 연대의 정치로 우리 공동체를 이끌겠습니다.

정의당은 시민들의 삶을 책임지고 실체적 변화를 만드는 능력을 가진 정당으로 코로나약자, 노동약자, 주거약자들의 삶이 있는 곳으로 눈을 돌여야 합니다.

지역과 노동을 당의 중심축으로 당의 정치전략을 재편하겠습니다.

많은 것을 하는 정의당이 아니라, 하나를 하더라도 끈질긴 정치활동으로 실체적 변화를 만들어내는 정치전략으로 재편하겠습니다.

중대재해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일하는 시민들의 생명안전만큼은 정의당이 확실하게 책임지고 있다는 정치적 신뢰를 줄 수 있는 ‘노동생명안전 전담기구’를 통해 단단한 사회적 기반을 조직할 수 있도록 전략적 정치사업 방식으로 바꾸겠습니다.

지방선거는 무조건 다수출마가 아니라, 당이 책임있게 당선가능성이 높은 전략선거구를 미리 선정하고, 지방선거 출마후보자들과 함께 체계적으로 선거와 선거이후 정치활동까지 끝까지 당이 책임질 수 있는 지방정치지원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당의 정치전략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청년정의당의 출범으로 당적 구조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는 청년정의당은 당내당으로서 자립적 미래정치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습니다.

저의 결심은 확고합니다.

저는 전임 당대표의 남은 임기나 채우려고 출마하지 않았습니다.

정의당의 위기는 적당한 봉합과 갈등 회피로는 결코 극복할 수 없습니다.

지역부터 중앙까지 당조직 체계와 운영방식, 당 사업방식과 정치활동, 조직문화에 이르기까지 누적된 관성과 타성을 전면 쇄신하는 단호하고 강력한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권한과 책임을 자임하는 새로운 당대표가 될 것입니다.

떠나간 당원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고, 국민들의 기대와 지지를 다시 되찾을 수 있는 정의당으로 바꿔내겠습니다.

사랑하는 당원여러분, 정의당 당원이라는 자부심이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정의당의 진보정치는 코로나 약자들, 일하는 노동시민들, 가난한 시민들의 삶이 있는 곳을 향해 더 아래로, 더 옆으로 가겠습니다.

이제 당의 쇄신과 비전에 대해 과감하게 말하고 변화를 만드는 용기있는 도전을 다시 시작합시다.

안타깝게 우리의 곁을 떠난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 하사의 명복을 빌며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그 누구도 우리 사회의 투명인간이 되지 않도록 모든 차별과 혐오, 배제에 맞서 인간 존엄을 옹호하기 위한 정의당의 책임있는 정치적 역할을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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