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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우리가 주류”…與 86그룹, 대권까지 노린다 [헤럴드 뷰-주류된 86…도전하는 M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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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이인영·이광재 등 대권 몸풀기

주요 국면마다 뭉치며 ‘86’ 건재함 과시

정치권 피로도·세대 교체론 ‘극복 과제’

헤럴드경제

임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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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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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민주화 운동의 주역으로 정치의 중심에 섰던 ‘86 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가 이제는 대권 준비를 시작했다. 특유의 조직력을 바탕으로 민주당 내에서도 핵심으로 자리해온 86 그룹 내에서 최근 “대권도 도전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졌고, 일부 잠룡들은 벌써부터 대권 도전을 위한 물밑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5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86 그룹 내에서는 최근 맏형 격으로 통하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인영 통일부 장관 등을 중심으로 대권에서 86 그룹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임 전 실장은 최근 측근들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이 장관 역시 지난 3일 여의도에서 86 그룹을 중심으로 하는 대규모 토론회를 열고 세 과시에 나섰다.

특히 지난 3일 이 의원이 참석한 ‘다시 평화의 봄, 새로운 한반도의 길’ 토론회에는 기동민·김원이·최종윤 의원 등 86 그룹 핵심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장관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이인영계를 모두 소집했다”는 평가까지 내놨다. 뿐만 아니라 ‘원조 친노’로 평가받는 이광재 의원과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경남지사도 86 그룹의 유력 대권 주자로 분류된다.

차기 당권 경쟁에서도 86 그룹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핵심인 송영길 의원은 지난해부터 오는 5월로 예정된 전당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리 여의도에 당권 도전을 위한 사무실을 마련한 송 의원은 이미 86 그룹의 외곽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내 86 그룹의 건재함은 지난 서울시장 경선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우상호 의원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장고를 거듭하는 사이 일찌감치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민주당 내 86 그룹이 일제히 지원사격에 나섰다.

특히 81학번 동기인 박정, 송영길, 양경숙, 양기대, 유동수, 정성호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 직접 캠프를 찾아 우 의원을 응원하기도 했다.

지난 1일 경선 끝에 박영선 후보가 경선에 승리했지만, 정치권에서는 86 그룹의 존재감을 충분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우 의원이 일찌감치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고 목소리를 내며 당내에서도 86 그룹의 조직력을 실감했다”며 “지난해 우 의원을 필두로 86 그룹이 먼저 치고 나가자 당 일부에서 박 전 장관을 찾아가 ‘빨리 출마해야 한다’고 당부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했다.

86 그룹이 대선을 앞두고 다시 뭉치는 모양새지만, 당내에서 일고 있는 86 그룹에 대한 피로감과 세대 교체론은 숙제로 남아있다. 당내 원로들은 ‘아직은 젊은 86이 양보해야 한다’는 말을 계속하지만, 반대로 97 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은 ‘86 그룹이 정체됐다’고 비판한다는 것이다.

97세대로서 여권의 선두주자격은 차기 대권 의사까지 밝힌 박용진·박주민 의원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아직 97세대는 여야 통틀어 ‘세력화’ 단계까지는 가지 못했다.

청년정치는 이제 막 ‘기지개’ 단계다. 민주당, 국민의힘, 정의당 등은 각각 당내에 청년당 형태의 조직을 만들긴 했지만, 당의 지원도 자활력도 아직 부족하다. 의제는 물론이고 돈과 조직에서 워낙 열세이다 보니 기성 세대의 정치를 혁신시킬 역량까지 발전하지 못했다. 청년들의 공천 비율을 확대하고 자금·조직 지원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한 86 그룹 소속 여당 의원은 “밖에서는 ‘또 386·586이냐’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당내에서는 아직도 ‘젊은 86이 양보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이 강하다. 젊은 그룹은 또 ‘당이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86 스스로 존재감과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요즘 자주 나오고 있다”고 했다.

유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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