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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먹는 문제' 급한 김정은 “농업부문, 허풍떨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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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이어 4일에도 시군 당 책임비서 강습회 참석

"농업부문 허풍" 지적하며 '먹는 문제' 해결 주문

외곽단체들도 있따라 회의… '기강잡기' 나서

"농업부문에 뿌리 깊이 배겨(베어)있는 허풍을 없애기 위한 투쟁을 강도 높이 벌려야 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일 시ㆍ군 책임비서 강습회에서 한 얘기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회의를 지도한 김 위원장이 농업생산량 증대와 먹는 문제 해결을 주문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5일 보도했다.

중앙일보

북한이 3일에 이어 4일에도 시·군 당 책임비서 강습회를 진행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강습회에 참석해 먹는 문제 해결과 사상 무장을 강조했다고 노동신문이 5일 전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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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지난달 열린 노동당 8기 2차 전원회의에서도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점검하며 농업 부문에 '허풍'이 있다고 질타했다. 목표를 높게 잡은 뒤 생산량을 허위로 보고하는 행태가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은 집권 직후인 2012년 4월 ‘더이상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런 자신감은 허위로 보고받은 내용을 참고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하반기 ‘상무조’(TF)를 꾸려 약 4개월에 걸쳐 경제 분야 전반을 점검했는데, 이 과정에서 농업부문의 허위보고가 다수 발견됐을 것으로 정부 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이 처음으로 현장 책임자들인 시ㆍ군 책임비서를 불러 모아 강습회를 연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위, 중간 간부들을 거치면서 김 위원장의 지시가 현장에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진희관 인제대 교수는 “북한의 시ㆍ군 책임비서 강습회 개최는 정권 수립 이후 처음”이라며 “그동안 최고지도자의 지시가 당과 내각 책임자→당 실무자→도 책임자→군 책임자 등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시간이 걸리고 왜곡되는 사례가 발생하자 김 위원장의 목소리를 직접 현장에 전달하기 위해 강습회를 소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움직임이 경제 상황 악화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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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3일 개막한 시·군 당 책임비서 강습회의 이틀 째 일정을 4일 소화했다고 5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김정은 당 총비서가 '결론'을 발표했으며, 결론에서는 당 책임비서들의 자질 향상과 높은 사상적 무장이 강조됐다고 전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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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노동당 외곽단체들은 최근 경쟁적으로 각종 회의를 소집해 '기강 잡기'에 나섰다. 시ㆍ군 책임비서 강습회 첫날인 3일 청년조직인 김일성-김정일주의 청년동맹 회의를 열었다. 또 4일엔 직업총동맹과 농업근로자동맹, 여성동맹이 각각 (확대)전원회의를 소집하기도 했다. 이들 회의에선 모두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수행과 함께 '비(非)사회주의 현상 타파'에 나서기로 했다.

진 교수는 ”북한이 지난해 12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채택해 외부 문물을 접할 경우 최고 사형을 시키기로 했다”며 “경제 상황 악화에 자본주의적 요소가 확산하는 걸 방지하고, 기강을 잡겠다는 포석"이라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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