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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공직자 투기' 전쟁?…文 “발본색원” 지시 실효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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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LH 직원·가족 수만명 조사

업무상 비밀활용 입증 쉽지 않아

가족은 거래내역 제출 강제 못해

일주일 안에 위법 여부 확인 무리수

“선거 앞두고 보여주기 단속”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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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LH 직원들이 사들인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 소재 농지의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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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13명의 광명·시흥 신도시 사전투기 의혹에서 촉발된 3기 신도시 전수조사 대상이 수만명으로 확대됐다. 조사 대상도 3기 신도시 등 8개 택지에서 그 주변 지역의 토지거래까지로 넓어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청와대 수석과 비서관, 행정관 등 전 직원 및 가족들의 해당지역 토지거래 여부를 신속히 전수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일부 공기업 직원의 일탈로 성난 민심에 화들짝 놀란 정부가 대대적인 조사로 급한 불을 끄려는 모양새지만,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진다. 광범위한 수사 권한이 없는 정부합동조사단(합조단)이 일주일 만에 결과를 내놓겠다고 장담하는 것도 미심쩍다는 반응이 많고, 현행 법으로는 지금껏 알려진 투기 의혹 사례를 처벌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여당이 코앞에 닥친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해 보여주기식 단속에 나섰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본부 및 지방청 공무원 약 4000명과 LH 소속 직원 약 1만명에 지방자치단체 유관부서 등의 배우자, 직계존비속까지 포함해 수만명이 투기의혹 조사를 받는다. 국토부와 LH 등의 퇴직자 조사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합조단은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 8곳과 주변지역의 토지거래 내역을 함께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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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땅 투기 의혹 사태가 전방위 조사로 확산되고 있는 5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 LH홍보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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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다음주 1차 조사결과 발표까지 수만명과 수백만평 조사가 얼마나 내실 있게 진행될지 의문이다. 국토부는 현재 소속 공무원 등의 부동산거래 내역이 담긴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취합 중이다. 직원 본인만 아니라 배우자와 직계존비속 등의 동의도 받아야 한다. 일부 직원들은 신도시 관련 업무도 아닌데 무차별적으로 동의서를 받고 배우자와 부모, 자녀까지 대상에 포함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만일 이들이 거부하면 정보제공 동의를 강제할 법적 근거는 없다. 공직자윤리법은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이라도 독립 생계를 유지하면 재산공개를 하지 않도록 한계를 두고 있다.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때마다 직계존비속 재산공개를 거부해 논란을 부르는 그 조항이다. 한 공사 관계자는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여론 무마 차원에서 법령에 없는 방법으로 대대적인 조사에 나서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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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간호사관학교 임관식 참석한 文 문재인 대통령이 5일 대전광역시 국군간호사관학교에서 열린 제61기 졸업 및 임관식에 참석해 졸업생도들과 인사하고 있다. 대전=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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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조단이 의혹이 있는 공직자를 찾아낸다 하더라도 일주일 만에 위법 여부를 밝히기도 쉽지 않다. 공직자윤리법이나 공공주택 특별법 등에 의해 처벌 대상이 되려면 업무상 비밀이용금지 규정을 위반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언제, 어떤 경로로 업무상 비밀을 취득했는지가 관건인데 단시일 내에 이를 규명하기는 쉽지 않다. LH의 경우 직원 개인에게 부여된 사원번호와 아이디가 중복으로 로그인되어 있는 사례가 많아 특정 접속자를 찾아내기도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맡고 있는 LH 임직원들의 신도시 개발지역 투기 논란 사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직접 수사하기로 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해 당사자일 수 있는 국토부가 조사하는 건 그야말로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이라며 “민간이 포함된 합조단이나 국회 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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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임직원의 부동산 투기의혹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흥광명 신도시 대책 주민설명회'가 열린 5일 오후 경기 시흥시 과림동 일대에서 토지 LH 한국주택토지공사 규탄 현수막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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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공직자 투기 의혹 관련 제보가 답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변 관계자는 “LH 투기 의혹뿐 아니라 전국 신도시·개발예정지 투기 의혹 관련 부정행위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대검에 각 검찰청·지청별로 부동산 투기사범 전담 검사를 지정해 부동산 투기세력들의 불법행위와 관련자들의 부패 범죄에 적극 대처할 것을 지시했다.

나기천·김선영·박지원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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