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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생존자인 이용수 할머니는 오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위안부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 회부를 촉구했습니다.
이용수 할머니는 "시위를 시작한 지도 30년이 넘었다. 온 세상 댕기면서 다해도 일본은 합의를 했다고 한다"며 국제사법재판소 회부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 할머니는 "할머니들 몇 분 안 남았다. 나도 얼마 남지 않았다"라며 "이제는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국민의힘 주호영 대표를 차례로 만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외교적 노력 및 국제사법재판소 회부를 요구하는 국회 결의안을 전달했습니다.
면담 자리에서 이 대표가 직접 청와대 유영민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 면담 날짜를 잡아달라고 부탁했다고 이 할머니측은 밝혔습니다.
이날 면담과 기자회견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국제사법재판소 회부 추진위원회' 인사들이 배석했습니다.
추진위엔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의 서혁수 대표, 배상과 교육을 위한 위안부 행동의 김현정 대표, 신희석 연세대 법학연구원 박사 등이 참여해 본격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 안팎에선 신중론이 우세합니다.
자칫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 회부에 동의할 리도 만무하지만 동의 한다고 해도 무엇을 판단 받고자 하는지부터 결정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고 밝혔습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식민지 희생자로서 정부도 없던 우리가 일본보다 더 탄탄한 증거를 제시할 수 있는지 미지수"라며 패소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또다른 고통과 실망만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특히 다수의 국제법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일본이 1950년대부터 집요하게 요구해온 독도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 회부를 들고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독도 영토분쟁은 없다"는 한국 정부 입장에 치명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여러 고려사항이 많은 만큼 국제 사법재판소 회부는 신중히 검토할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당장은 일본 정부도 "어떤 의도와 생각으로 발언한 것인지 알지 못해 언급을 삼가려 한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여, 현재로선 실제 국제사법재판소 회부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나세웅 기자(salt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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