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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안철수 오세훈 단일화 운명, 이 질문으로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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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놓고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간 신경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단일화 설문 문항의 세부 내용을 어떻게 선정하느냐에 따라 선거가 특정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쟁점은 '경쟁력 조사냐 적합도 조사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후보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을 선호하는 반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누가 '야권 후보'로 적합한지를 물을 수 있는 질문을 요구하고 있다.

매일경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 [사진=이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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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은 '안철수' 중심의 선거 경쟁력

국민의당은 안철수 후보의 인지도와 경쟁력을 내세워 경선에 임하려는 모습이다. 경쟁력 조사는 '당신은 어느 후보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를 묻는 방식이다. 이때 유권자는 후보의 당선 가능성과 선거에서의 경쟁력을 중점적으로 본다.

실제로 PNR리서치가 머니투데이, 미래한국연구소, 경남매일의 의뢰로 지난달 18~19일 서울시민 814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안 후보와 박 후보의 가상 양자 대결에서 안 후보는 41.9%, 박 후보는 39.9%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박 후보의 양자 대결에선 오 후보가 31.6%, 박 후보가 41.5%의 득표율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안 후보가 오 후보보다 선거 경쟁력이 높은 인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지난달 25일 MBC 라디오에서 "후보들은 이미 기본적인 적합도를 갖췄다"며 "야권의 유력 후보와 대결해 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뽑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지난 1일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과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경쟁력' 여론조사에서 승리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제1야당' 중심의 후보 적합성

반면 국민의힘은 단일 후보 선출이 '제1야당' 후보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31일 당 후보들과의 간담회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반드시 단일화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권자들이 (정권을 심판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정당이 어느 정당인지를 생각하지, 어느 특정인을 놓고서 판단한다고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지난 2일에는 "제3지대 후보로 (야권) 단일화가 돼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신경전 수위를 높였다. 이날 김 위원장은 "기호 2번 국민의힘이냐, 기호 4번 국민의당이냐 이것을 강조했을 때 과연 국민의당 4번을 가지고 선거에서 이기겠다고 확신할 수 있느냐"며 "나는 그런 확신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추진하는 것은 적합도 조사로, '당신은 어느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를 묻는 방식이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의 배철호 전문위원은 "통상 적합도 조사는 정체성이 강한 후보에게 유리하다"며 "경쟁력 조사가 안 후보에게 유리하다면 적합도 조사는 오 후보에게 유리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MBC의 의뢰로 지난달 19~20일 서울시민 1030명을 대상으로 '범야권 단일화 시 어느 정당 후보가 나서는 것이 좋은지'를 묻는 질문에 32.9%가 '국민의힘 후보'라고 답했다. '국민의당 후보' 응답률은 22.9%였으며, '무소속 후보'는 6.6%였다.


경쟁력 조사와 적합도 조사, 혼합하자는 의견도

한편 경쟁력 조사와 적합도 조사를 적절히 혼합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지난 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사견을 전제로) 경쟁력과 적합도를 적절하게 조합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여론조사 공방 중 '적합도'와 '가상 대결(경쟁력)'을 혼합하자는 방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당시 문재인 후보는 야권 단일 후보 적합도를 묻는 방식을, 안철수 후보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의 가상 대결을 제시했다. 가상 대결은 '박 후보와 문 후보' '박 후보와 안 후보'에서의 지지도를 각각 집계해 더 높은 쪽으로 단일화하는 방식이었다.

이에 문 후보 측은 단일화 방법으로 안 후보의 제안을 부분적으로 수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문 후보의 적합도 조사와 안 후보의 가상 대결을 모두 시행한 후 50%씩 반영하자는 제안이었다. 다만 안 대표의 사퇴로 실제 이 같은 방안은 실시되지 않았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은주 인턴기자 /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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