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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벚꽃피는 순서대로 문닫는다'더니…입시 부진 책임 대구대 총장 사퇴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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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대구대학교 전경. [사진 대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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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호 대구대 총장이 올해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한 책임을 지고 사퇴의사를 밝혔다.

7일 대구대 관계자에 따르면 김 총장은 최근 대학 내부 게시판에 올라온 입시 실패에 대한 총장 책임을 묻는 글 아래에 "이번 학기가 끝나기 전 새로운 집행부가 출범할 것이라는 사실만 약속드린다"는 댓글을 달았다. 앞서 개강날인 지난 2일에도 그는 게시판에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도리다'라는 뉘앙스의 글을 올렸다가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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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호 대구대 총장. [사진 대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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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사실상 총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올해 대입에서 정원을 못 채운 지방대가 속출하면서 ‘(대학이) 벚꽃 피는 순서대로 문닫는다’는 말이 나돌곤 있지만, 총장 사퇴 이야기로까지 번진 사례는 대구대가 처음이다.

대구대의 2021학년도 신입생 등록률은 80.8%로 2020학년도보다 19%포인트 떨어졌다. 정원 미달 폭이 커서 지난달 추가모집까지 진행해 얻어낸 최종 등록률이다.

추가모집은 정시모집에서 추가합격자까지 뽑았는데도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경우에만 진행한다. 문헌정보학과 교수인 김 총장은 2018년 5월 교내 선거로 총장에 취임했다.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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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학기 기말고사가 모두 끝난 영남대학교 대학일자리센터. 한 취업준비생이 취업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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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뿐 아니라 인근 대구권 4년제 대학의 정원 미달 상황은 심각하다. 추가모집이 모두 진행됐지만 100% 최종 등록률로 이어진 곳은 한 곳도 없다.

대구대가 80.8%의 최종 등록률을 보인 가운데, 대구가톨릭대가 83.8%(전년 100%)의 등록률을 기록했다. 대구한의대가 96.2%(전년 99.93%), 경일대가 97.6%(전년 99.3%)를 나타냈다. 국립대인 경북대와 예쁜 캠퍼스로 유명한 계명대도 각각 98.51%(전년 99.81%), 98.46%(전년 99.98%) 등록률을 보이는 데 그쳤다.

최근 5년간 평균 80.3% 취업률로, 4년제 대학 졸업 후 재입학하는 신입생들까지 있던 영진전문대도 올해 신입생 정원 등록률이 90.4%에 머물렀다. 영진전문대는 지난해까진 계속 100% 등록률을 기록했었다. 대구권 대학 가운데 99%(전년 99.7%, 올해 99.4%) 이상의 기록률을 보인 곳은 영남대 한곳이 유일하다.

이런 신입생 모집 미달 상황은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지방이 유독 더 심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4년제 대학 162곳에서 진행되는 추가모집 규모는 2만6129명으로 전년도(9830명)보다 세 배 가까이 늘었다. 문제는 추가모집 대부분이 비수도권 지방대에 몰려있다는 점이다.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추가모집 인원은 2240명으로 전체의 8.6%에 불과했다. 하지만 비수도권은 2만3889명으로 91.4%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4331명으로 가장 많았다.

박남기 광주교육대 교육행정학과 교수는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 등이 주된 원인"이라며 "지금 상태로 가면 지방대 고사는 더 심화할 것이다. 지방대학 재배치, 지방정부의 고등교육기관에 대한 관심 등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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