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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 지지율 단숨에 1위… 與 “반짝 인기” vs 野 “별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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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의 핵’ 부상한 윤석열

사퇴 하루 만에 32.4%로 급상승

이재명 24.1% 이낙연은 14.9%로

정치권 “사퇴에 따른 컨벤션 효과

부동산 실패 등 민심 반영” 분석

본격 대권 행보 땐 거센 검증 직면

고건·반기문 전철 밟을 가능성도

尹, LH 직원 투기 강도높게 비판

정의 이슈 선점 이미지 부각 나서

세계일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로 올라선 결과가 8일 발표되며 대선을 1년 앞두고 정국의 핵으로 부상했다. 사진은 지난 4일 윤 전 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에서 사퇴 의사를 발표하는 모습. 이재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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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사퇴하고 하루 뒤인 5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여권 유력 주자들을 단숨에 제치고 대권주자 1위를 기록했다. 윤 전 총장의 대선 파괴력에 대해 여러 가지 관측이 많았지만 이번 조사로 인해 명실상부 정국의 핵으로 부상한 셈이다. ‘윤석열 현상’이 ‘반짝인기’에 그칠지, 권력의 정점에 다가갈 기반이 될지 현재로선 속단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향후 그의 행보는 정치권에 메가톤급 폭풍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23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한 결과, 윤 전 총장이 32.4%로 선두로 나타났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24.1%,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4.9%였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월 22일에 실시된 KSOI 조사 때 14.6%에서 17.8%포인트나 급상승했다.

또 8일 공개된 리얼미터가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 6∼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도 윤 총장은 28.3%로 1위를 기록했다. 이 지사는 22.4%, 이 대표는 13.8%였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이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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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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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총장의 전격 사퇴에 따른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 상승 현상)와 부동산 정책 실패 등 현 정권에 대한 성난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문정부에 대한 반감과 윤 전 총장에 대한 기대감이 쏠린 결과”라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전 시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며 여론조사 후보군에서 빠져 윤 전 총장이 중도층 민심을 흡수한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윤 전 총장은 사퇴 직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3기 신도시 부동산 투기 의혹 등 ‘부동산과 공정’ 문제에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정의 이슈’를 선점하며 정의로운 검사 이미지를 부각했다. 정권 권력형 비리와 부패를 청산할 적임자로 ‘윤석열 대망론’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과 손을 잡을지, 제3지대에서 정치 세력화를 도모할지에 대해선 아직 의중을 가늠할 구체적 움직임은 없다. 4·7 재보궐 선거까지 정중동하다가 선거 이후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다.

국민의힘이 승리할 경우 조직과 인력, 자본을 갖춘 제1야당행을 바라는 민심이 커질 수 있다. 정치 신인인 윤 전 총장은 정치의 기본인 이 3가지가 부족한 상태다. 2015년 차기 잠룡이었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외교관 출신 위주로 초기 캠프를 꾸린 게 패착이었다는 평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의 직설적 화법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윤 전 총장이 여의도 문법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고 말실수를 연발하면 중도 낙마한 고건 전 총리, 반 전 사무총장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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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전 총리(왼쪽), 반기문 전 사무총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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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 배제, 징계 처분 등 갖은 고초 속에서도 ‘국민과 약속’이라고 강조했던 임기 완수를 저버린 것에 대한 부담도 있다. 향후 검증 과정에서 신뢰 문제가 불거졌을 때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윤 전 총장이 차기 주자로 본격 활동하면 아내 김건희씨와 장모 등 가족에 대한 거센 검증에 직면해 타격을 입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민주당은 윤 전 총장의 지지율 결과를 ‘반기문 어게인’일 것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정권 교체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담겼다”며 반색했다.

이현미·배민영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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