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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클 ‘인종차별’ 폭로에 英 언론 ‘백인 편향성’ 문제 수면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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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 성향 英 언론, 마클이 흑인이란 이유만으로 공격 일삼아”

英 언론 기자 중 0.2%만 흑인…수석 에디터 중에선 전무

헤럴드경제

영국 해리 왕자와 부인 메건 마클의 인터뷰에 대해 대서 특필한 영국 주요 신문 1면의 모습.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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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영국 해리 왕자의 부인 메건 마클이 영국 언론의 인종차별적 취재에 대한 영국 왕실의 방관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가운데, 영국 언론 내 백인 편향적 인적 구성과 기사 구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마클은 8일(현지시간) CBS 방송이 추가로 공개한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해리 왕자의 형인 윌리엄 왕세손 부인 케이트 미틀턴과 자신에 대한 영국 언론의 보도 태도를 비교한 뒤 “만약 왕실 가족 중 한 명이 아무 문제가 없는 듯 (저에게) ‘우리는 모든 무례한 것을 감내해야 한다’고 말한다면 무례와 인종차별은 같지 않다고 말하겠다”고 했다.

그는 영국 언론의 보도 태도가 무법천지 서부 시대인 “와일드 웨스트”와 같았고,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이 “불꽃처럼 번졌다”면서 영국 언론이 자신을 “다른 왕실 구성원과는 매우 다른 소음 수준”으로 취급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왕실은 다른 가족과 관련해 “사실이 아닌 보도가 나왔을 때 그것에 대응하는 프레스 팀이 있었지만, 그런 일은 우리에게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해리 왕자는 인종 차별 때문에 영국을 떠났느냐는 윈프리의 질문에 “그것이 큰 부분이었다”며 만약 왕실이 마클에 대한 인종차별을 인정했다면 “상황이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버린 더피 버밍엄시티대학 저널리즘 학부 교수는 “우파 성향 언론들은 마클이 흑인이라는 이유 외에 다른 이유 없이 공격을 일삼아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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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해리 왕자의 부인 메건 마클이 영국 언론의 인종차별적 취재에 대한 영국 왕실의 방관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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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인종 차별·편협성 반대 위원회도 지난 2016년 보고서를 통해 영국 내 전통매체 사이의 혐오 발언이 “심각한 수준으로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CNN은 이 같은 영국 언론 내 뿌리 깊은 인종차별 문제의 원인 중 하나로 구성원의 인종 비율을 꼽았다.

2016년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영국 인구의 13%가 유색인종인 것에 비해 영국 언론사 소속 기자들의 6%만이 유색인종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흑인은 전체 인구의 3%였지만, 기자 중 비율은 0.2%에 그쳤다.

같은 기관에서 지난해 7월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영국 10대 인쇄 매체와 디지털 매체, 방송사 중 흑인 수석 에디터가 근무하고 있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라스무스 닐슨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 소장은 “뉴스를 쓰고 편집하는 사람들의 정체성은 뉴스의 방향성은 물론 언론에 대한 대중의 인식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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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언론의 백인 편향적 태도에 대해서는 영국 내 흑인들도 공감하고 있다.

CNN이 지난해 6월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백인 영국인들의 세 배에 가까운 흑인 영국인들이 흑인 유명인들이 백인 유명인들과 달리 언론으로부터 인종 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더피 교수는 “마클의 문제 제기를 인종차별로 보는 시각에 대해 영국 주요 언론들이 거부하고 있으며, 왕실과 결혼한 특권층이란 것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며 “인종차별은 나이, 계급, 돈, 지위, 직업과 상관없이 모든 곳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망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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