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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학생, 내가 대신 해줄게" 한 무직자의 돈 버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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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청소년 상대로 술·담배 등 '대리구매'

성인용품까지 품목 포함…2차 범죄 우려도

경기도 특사경, 대리구매 업자 12명 검거

# 무직자 A 씨의 수입원은 대리구매입니다. 청소년에게 술과 담배를 대신 사주고 수수료를 받습니다.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350회에 걸쳐 술·담배를 청소년에게 제공했습니다. 부모에게 들키지 않고 택배 받는 방법을 알려주고, 수수료 할인 행사도 열어 홍보했습니다.

# B 씨도 대리구매 판매자입니다. 트위터에 본인의 상반신 노출 사진을 올려 청소년을 불러 모았습니다. 대리구매를 통해 알게 된 여고생에게 지속해서 연락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판매자 C 씨는 술·담배뿐만 아니라 성인용품까지 대신 사서 전달했습니다.

# 판매자가 청소년인 경우도 있습니다. 학생 D 양은 주운 성인신분증으로 술과 담배를 사서 청소년에게 제공했습니다. 또 다른 학생 E 양은 부모 명의를 도용해 인터넷에서 전자담배를 구매해 이를 되팔았습니다. 이들은 용돈을 벌기 위해서 대리구매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JTBC

〈사진-트위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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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구매는 술·담배 등을 살 수 없는 청소년을 대신해서 수수료를 받고 대신 사주는 것을 말합니다.

이용자들 사이에선 이른바 '댈구'라고 불립니다.

주로 트위터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 SNS를 통해서 거래됩니다.

실제로 트위터에 '대리구매' 혹은 '댈구'를 검색했더니 많은 계정이 나왔습니다.

술·담배뿐만 아니라 원하는 제품은 모두 대신 사다 준다고 소개했습니다.

서로 수수료가 제일 싸다며 경쟁하듯 홍보했습니다.

일부 계정은 수수료 없이 무료로 대리구매를 해주는 이벤트를 열기도 했습니다.

원하는 물건을 구한 청소년들은 인증샷과 함께 후기를 남겼습니다.

"갑자기 연락했는데도 사다 줘서 감사하다. 덕분에 술 맛있게 마셨다"



"이상한 사람인 줄 알고 걱정했는데 친절해서 좋았다"



"눈앞에서 바로 사다 줘서 믿음이 갔다"



"스킨십 같은 게 전혀 없어서 편했다"



"담배 다 피우면 나중에 또 이용하겠다"

잘못된 거래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JTBC

〈사진-트위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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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구매 업자 12명 검거…"실제 거래하듯 수사"

이처럼 SNS에서 청소년을 상대로 대리구매 행위를 한 판매자들이 경찰에 붙잡히는 일도 있었습니다.

오늘(9일)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은 대리구매 행위자 12명을 검거해 전원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방정부 차원에서 대리구매 판매자를 적발한 것은 경기도가 처음입니다.

경기도는 대리구매가 각종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판단해 지난해 5월부터 수사에 나섰습니다.

직접 SNS를 통해 판매자에게 접근했습니다.

경기도 특사경 관계자는 JTBC와 통화에서 "실제 대리구매 거래를 진행하면서 판매자와 접촉했다"면서 "거래 현장에서 체포한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수수료는 2000원에서 4000원 정도로 책정돼 있습니다.

물건을 대신 사주고 수고비 명목으로 받는 돈입니다.

이는 모두 불법입니다.

현행법상 청소년에게 유해 약물을 대리구매해 제공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 수 있습니다.

또한 단순 대리구매를 넘어 청소년을 상대로 한 성범죄 등 2차 범죄 우려도 나옵니다.

실제로 판매자가 구매한 여학생에게 만남을 요구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 특사경은 수사를 계속 확대해 나가겠단 계획입니다.

관계자는 "현재도 수사 진행 중인 건이 있다. 청소년 보호와 구제를 위해서 앞으로도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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