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 서비스 체험하는 ETRI 연구팀 [ETR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국내외 공동 연구팀이 지하철에서 기가급 속도로 증강현실(AR) 서비스를 시연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영국과 공동 연구를 통해 지난달 말 지하철 8호선 잠실역에서 송파역까지 2개 역 구간에서 무선 백홀 시스템을 이용해 5G 증강현실 서비스를 1.9Gbps(초당 기가비트) 속도로 전송했다고 10일 밝혔다.

터널 안에 설치된 기지국 장치 [ETR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백홀은 이동통신 기지국의 주변부 망과 기간망을 연결하는 전송망이다. 무선 백홀을 이용하면 광케이블 등 장비 없이도 데이터를 저비용으로 전송할 수 있다.

이날 시연에 성공한 속도는 기존 대비 30배 정도 빠른 수준이다.

증강현실 서비스 전송에 필요한 속도가 10Mbps(초당 메가비트) 정도인 만큼, 190명이 동시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현재 이동통신 사업자가 지하철 내에서 제공하는 LTE 무선랜 서비스 속도는 평균 58.5Mbps로 사용자들이 대용량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이용하기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30㎓ 이상의 초고주파를 이용해 기존 와이브로(Wibro) 기반의 이동무선 백홀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지하철에 적용했다.

직진성이 강한 주파수 특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지하철에서 가장 곡률이 심한 8호선 구간을 선정해 시연을 진행했다.

전송망을 통해 최신형 운동화 광고 콘텐츠를 송출,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해 신발을 신어보는 체험을 하기도 했다.

증강현실 기술 이용한 신발 착화 체험 [ETR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2019년 4월부터 2년 동안 진행된 공동 연구로 성과를 거뒀다. ETRI를 주관기관으로 한 국내 연구팀은 초고주파 기반 지하철 무선 백홀 시스템을, 통신장비 업체인 시스코(CISCO)를 주관으로 한 영국 연구팀은 5G 기반 몰입형 증강현실 서비스를 개발했다.

버스, 지하철 등 빠르게 움직이는 환경에서도 고화질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명준 ETRI 원장은 "지하철뿐만 아니라 다양한 철도 환경에도 고속 무선 네트워크 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상용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이언 스미스 주한영국대사는 "다음 달 영국에서도 이번에 개발한 5G 기술에 대한 실증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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