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평택 공장, 땅값 상승의 ‘아이러니’
회사-인수측-최대주주 줄다리기 이어질 듯
한국GM·르노삼성 비핵심자산 줄줄이 매각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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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수년전부터 칼바람이 불어닥친 자동차 업계에서도 최근 ‘땅’이 구조조정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잇따랐던 조선업체들의 인수합병(M&A)에서 조선소 부지(야드) 가치가 주목받으며 흥행한 가운데, 자동차 업계에서도 공장 및 사업장 부지 가치가 구조조정 및 M&A의 쟁점 중 하나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매각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는 쌍용자동차는 최근 경기 평택 공장 부지 평가액이 오르며 새로운 국면에 봉착했다.
평택 땅값의 전반적인 상승에 공장 부지 가치가 덩달아 상승하면서 쌍용자동차의 부채보다 자산이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고, ‘P플랜(사전회생계획안)’ 인가 및 개시에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동의가 필수 요소가 됐다.
한 기업구조조정 자문 전문가는 “자산이 부채를 초과하면 주주(지분)가치가 인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주주의 50%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한다”면서 “대부분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계획안에 대한 의결시 주주 동의가 가장 핵심적인 만큼 큰 변수로 떠올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땅값 상승은 쌍용차와 투자자에게 모두 호재지만, 감자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의결하게 될 대주주 측과 아이러니한 줄다리기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쌍용차는 P플랜에 돌입하면서 감자를 통해 대주주인 마힌드라 지분율(현재 75%)을 25% 가량으로 낮추고, 인수 협상 중인 HAAH오토모티브가 2억5000만달러(2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 지분율 51% 대주주로 올라서는 계획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마힌드라는 쌍용차 지분 전량 매각을 원했고, HAAH는 마힌드라가 채무를 탕감한 뒤 일부 지분을 유지하는 그림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어 한국GM 또한 최근 서울 양평 서비스센터 등 자산 매각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토지 매각이 구조조정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7년 연속 영업손실이 이어지면서 국내 직영 서비스센터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양평 사업장을 매각해 일부 자산을 유동화하고 경영 정상화 물꼬를 트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국GM은 또 주요 생산기지였던 전북 군산 공장을 2019년 ㈜명신에 1130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군산 공장부지는 서남권 해상풍력 벨트에 위치해 있어 관련 투자자들의 관심을 얻기도 했으나, 현재는 명신이 전기차 부품 생산라인으로 공장을 탈바꿈해 가동시키고 있다.
이밖에 르노삼성자동차는 최근 경기 고양에 위치한 정비사업장인 일산 테크노스테이션(TS)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르노그룹은 르노삼성 부산 공장 임직원들에게 생산성에 대한 경고장을 날리기도 했다. “부산 공장이 이행해야 하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새로운 방법을 찾을 것”이라는 엄포로 위기감은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르노삼성은 현재 전국의 직영 영업정 등 비핵심자산 추가 매각을 검토 중이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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