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일정 맞춰 이란과 협상 서두르거나 늦추지 않을 것"
이란 국기를 그린 벽화 앞을 지나는 테헤란 시민 |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로버트 말리 미국 대(對)이란 특사는 10일(현지시간)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과 관련한 협상은 이란 대선 일정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말리 특사는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우리의 논의를 진행하는 속도를 이란 대선과 맞출 생각은 없다"라며 "그 속도는 미국의 안보 이익을 얼마나 더 보호할 수 있는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즉, 우리는 이란 대선 때문에 협상을 서두르거나 늦추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란 대선은 올해 6월 예정됐다. 이번 대선에서는 핵합의에 비판적인 반미 강경 보수파가 승리할 가능성이 크게 점쳐진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미국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퇴임하는 올해 8월 안으로 핵합의를 복원하는 협상을 신속히 마무리 지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말리 특사는 "미국은 핵합의에 양자가 복귀하기 위한 진지한 외교적 절차에 기꺼이 임하겠다는 점을 이란에 분명히 밝혔다"라며 "양자간 직접 대화가 더 효과적이고 오해의 소지가 덜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우리에겐 형식보다 실질이 더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이란과 협상과 관련, 미 국무부 고위 관리는 악시오스에 "대이란 제재 (해제)를 위한 미국의 가능한 조처를 논의할 수도 있다"라면서도 "이를 위해서는 이란과 직접이든 간접이든 대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대이란 제재를 일방적으로 해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실질적 조처는 양자가 함께 움직이는 과정의 일부가 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미국이 제재를 먼저 풀어야 핵합의를 다시 지키겠다는 입장이며, 미국은 이란이 먼저 핵합의를 준수해야 제재 해제가 뒤따를 것이라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국무부 고위 관리는 악시오스에 "이란은 바이든 정부가 (예상과 다르게) 빨리 제재를 풀지 않고 핵합의에 복귀하지 않는 데 놀라고 실망했다"라며 "이란이 핵합의를 지켜야 미국도 핵합의를 모두 지킨다는 우리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라고 못박았다.
또 "양측이 '핵합의 완전 준수'라는 뜻을 어떻게 해석하는지가 협상의 난관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목표가 같고, 이를 향하는 일정표에 동의해도 미국과 이란의 협상은 어려울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미국은 이란과 핵합의 복원을 위해 협상하면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역내 친이란 세력 지원과 같은 추가 의제를 포함하려고 하지만 이란 정부는 기존 핵합의 복원만을 논의해야 한다며 이를 완강히 거부한다.
이란은 또 미국과 양자 협상 대신 핵합의의 틀 안에서 서명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이 참여하는 다자간 협상을 요구한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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