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2 (금)

    이슈 불붙는 OTT 시장

    넷플릭스 독주 막아라… OTT 업계 ‘적과의 동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넷플릭스 국내 진출 6년째… 콘텐츠 투자규모 압도적

    티빙웨이브 등 토종업체… 네이버·카카오 등과 협력

    정책·규제 조직적 대응 위해 한국OTT협의회 출범

    [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국내에 상륙한지 여섯 해를 맞은 넷플릭스가 연착륙을 넘어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을 점령해 가고 있다. 넷플릭스의 성공에 디즈니플러스 등 후속 외산 OTT들도 연이어 국내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국내시장을 사수하려는 토종 OTT들의 움직임도 덩달아 빨라지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OTT 합종연횡으로 ‘反넷플릭스’

    11일 방송통신위원회의 ‘2020년도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국민의 OTT 이용률은 모든 연령대에 걸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이용률이 높은 20대는 2019년 83.2%에서 지난해 91.6%로 8.4%포인트 올랐고, 30대도 71.1%에서 84.2%로 13.1%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50대의 이용률도 35.8%에서 63.1%로 크게 뛰었다.


    시청빈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1주일에 매일 또는 5~6일 이상 OTT를 시청한다는 이용자의 비율이 10대는 79.7%에 달했고, 20대와 30대도 각각 69.2% 67.0%로 집계됐다. 자연히 시장규모도 커지고 있다. 2014년 1926억원 규모였던 국내 OTT 시장은 2018년 5136억원, 지난해에는 7801억원까지 확대됐다.


    현재까지 국내 OTT 시장의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건 단연 넷플릭스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월 기준 넷플릭스의 월평균 이용자 수는 637만명으로 웨이브(344만명)와 티빙(241만명), 시즌(206만명) 등 토종 OTT를 압도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기세를 몰아 왕좌를 굳건히 할 태세다.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2016년 이후 국내 콘텐츠에 약 7700억원을 투자한 넷플릭스는 최근 콘텐츠 로드쇼에서 올해에만 55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웨이브가 2023년까지 3년간 3000억원, 티빙이 같은 기간 4000억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집행한다는 계획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준이다.


    넷플릭스에 맞서 국내 시장을 사수하기 위한 국내 OTT 간의 협력관계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지난 4일 티빙과 네이버는 네이버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콘텐츠 혜택에 티빙 무제한 이용권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제휴로 월 4900원인 네이버플러스 회원은 티빙을 따로 구독하지 않아도 7만여개의 방송사 주문형비디오(VOD)를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앞서 CJ그룹과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약 6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교환하는 상호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CJ ENM의 3대 주주, CJ 계열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의 2대 주주에 올랐다.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의 웨이브는 카카오와 제휴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2019년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했고, 카카오TV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웨이브에 공급하는 협력도 시작됐다.


    토종 OTT 한 목소리 낸다

    최근에는 조직적인 대응을 위해 한국OTT협의회도 출범했다. 웨이브와 티빙, 왓챠 등 국내에서 경쟁을 벌이던 OTT들은 지난 2일 협의회를 발족하고 정책·규제 문제에 한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협의회는 넷플릭스 등 해외서비스가 망 이용료를 지급하지 않는 등 역차별 문제에 대해서도 집중 논의할 계획이다.


    국내 사업자들은 안정적인 플랫폼 운영과 양질의 콘텐츠 생산이 별개가 아닌 만큼 현재 벌어지고 있는 해외 플랫폼의 지속적인 공세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희주 OTT연합회 운영위원장은 "플랫폼이 죽으면 콘텐츠도 같이 죽는다"며 "넷플릭스 등 대형 글로벌 미디어들과 국내 신구(新舊) 미디어 간 플랫폼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정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OTT 대부분이 플랫폼인 동시에 콘텐츠 생산자이기도 한 만큼 플랫폼의 경쟁력이 확보될 때 콘텐츠의 생산과 유통과정에서도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국내 OTT 시장의 공급자 확대와 주도권 확보 과정에서 벌어지는 합종연횡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대체로 반길만한 일이라는 평가다. 경쟁 과정에서 콘텐츠의 양과 질의 개선은 물론 합리적인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기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산업 내 공급자 증가는 미디어 산업의 양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인 개선도 함께 가져올 수 있는 선순환 구조 정착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OTT 플랫폼 대전쟁’의 저자 고명석 작가도 “앞으로 디즈니플러스 등이 추가로 상륙하며 OTT 업체들은 괴로울 수 있겠지만 새로운 고객을 창조하고 만족시키기 위한 OTT들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미디어 생태계도 풍성해지고 고객들의 즐거움도 커질 것”이라며 “복수의 OTT를 구독할 수 있는 OTT의 특성상 독과점이 쉬운 영역이 아닌 만큼 ‘CPND(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 전체 생태계 관점에서 균형 있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