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정보 있던 LH 직원들…자금줄은 '농협 대출'
[앵커]
지금부터는 무엇이 LH 직원들의 투기를 가능하게 했는지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투기를 할 때 정보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자금입니다. LH 직원들의 자금줄은 농협의 대출이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를 전해 드리면, 땅이 많아서 '강사장'이라고 불린다는 LH 직원은 농협 지점의 감사와 함께 땅을 사들였습니다. 그 농협에서 끌어온 10억 원이 투기 자금이 됐습니다. 농협 감사는 과거 과천에서 보상 업무를 할 때 보상을 해주면서 알게 됐다고 합니다.
하혜빈 기자입니다.
[기자]
LH 직원 강모 씨는 땅이 많은 데다 투기수법이 프로급이어서 '강사장'이라 불립니다.
'강사장'은 광명시흥신도시가 발표되기 한 달 전인 1월 말 경기 시흥시 매화동의 땅을 샀습니다.
경기 과천시 주민 임모 씨 등 3명과 함께 쪼개서 샀습니다.
[오봉식/인근 주민 : 소문이 파다하게 돌고 있었죠. 저기 수용된다, 신도시 개발될 예정인 것 같다, 수용된다. 매물도 없고 그래요.]
알고 보니 이들은 모두 지난 2016년 LH가 과천 일대 공공주택지구 사업을 할 때 보상받은 사람들이었습니다.
당시 임씨는 주민 측 대책위원장, 강씨는 보상 업무 담당 직원이었습니다.
임씨는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LH가 사업 이익에만 맞춰 개발을 하고 있다"고 꼬집어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에서 각을 세운 것과 달리 실제로는 강씨와 함께 10억원 넘게 대출 받아 땅을 샀습니다.
돈을 빌린 곳은 과천 농협.
임씨가 비상임 감사 자격의 임원으로 근무하는 곳입니다.
매화동 땅을 사기 3주 전엔 임씨 아들들과 동생으로 추정되는 이들과도 근처 과림동에 땅을 샀습니다.
이들 역시 과천 농협에서 거액의 대출금을 받았습니다.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 : 토지라는 것이 10년, 20년 바라보고 한단 말이에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투자할 때에는. 그렇게 용감하게 투자하기가 개발정보 없이는 현실적으로 어렵죠. 못 하지, 무서워서.]
농협 관계자는 "대출 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면서도, "조합에 해를 끼쳤다고 판단해 임씨에 대해 권고사임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임씨가 농협 임원이었던 만큼 대출 과정에서 자신의 지위를 이용했는지,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VJ : 박상현 / 인턴기자 : 김서영·정지윤)
하혜빈 기자 , 최대환, 임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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