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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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사건'에 연루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찰 수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사건을 검찰에 재이첩하기로 결정해서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12일 공수처 공식 페이스북에 "수원지검으로부터 이첩받은 사건의 처리방향을 놓고 고심을 거듭한 끝에 검찰에 이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사건이 공수처로 이첩된지 9일 만이다. 사건은 공수처에 이를 이첩한 수원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정섭) 수사팀이 다시 맡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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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사건 검찰 재이첩 불가" 주장해온 이성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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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검 수사팀은 지난 3일 사건에 연루된 이규원 검사와 이 지검장에 대한 수사를 공수처로 이첩했다. 공수처법은 수사기관이 검사의 고위공직자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 이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검사는 2019년 3월 출금 요청 서류들을 위조해 김 전 차관을 불법 출금한 혐의를 받는다. 이 지검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재직 때인 같은 해 6월 이 검사를 수사하려던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외압을 가해 막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이 지검장은 수원지검이 출석을 요구하자 불응하며 사건의 공수처 이첩을 주장했다. 이 지검장은 지난달 26일 수원지검의 세번째 소환 통보에 불응하면서 우편으로 서면진술서를 제출했다. 당시 이 지검장은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한편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수원지검이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하자 "공수처법에 따라 검찰이 사건을 되돌려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사의 고위공직자 범죄를 이첩하도록 한 공수처법 규정은 공수처의 전속 관할권을 규정한 것이므로 검찰은 사건에 관여할 수 없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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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뭉개기 논란 우려"…검찰 수사 속도 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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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뉴시스]배훈식 기자 =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2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김학의 사건' 검찰 재이첩과 관련해 취재진과 만나기 위해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1.03.12. dahora83@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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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이 지검장의 주장은 시간끌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수처가 검사 선발을 진행 중인 만큼, 공수처 이첩과 재이첩 불가 주장을 펼쳐 수사팀 진용이 갖춰질 때까지 수사를 지연시키려 했다는 것이다.
일선 검찰의 수사를 피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나왔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을 지휘하는 이 지검장은 지난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 국면에서 후배 검사들과 대립한 바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 지검장이 검찰 수사 만큼은 피하고 싶었을 것"이라며 "(이 지검장이)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되는 만큼 검찰보다는 공수처가 낫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나 공수처가 사건 재이첩을 결정하면서 이 지검장의 계산은 물거품이 됐다. 김 처장은 "공수처가 본격적인 수사도 못하면서 사건을 가지고 있으면 '봐주기'나 '뭉개기'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수처의 약점이 오히려 사건을 검찰로 재이첩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김 처장이 '수사 공백'을 우려하며 사건을 재이첩한 만큼 검찰은 수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김 처장은 "이르면 다음 주 사건 기록을 수원지검으로 보낼 것"이라면서도 "공수처가 받은 기록은 사본이고 원본은 검찰에 있어 수사에는 지장이 없을 것" 이라고 설명했다.
김효정 기자 hyojh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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