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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애틀랜타 총격 사건

'애틀랜타 총격범' 희생자 다수가 한국 등 아시아계…증오범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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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오범죄 증가…코로나19 대유행 후 아시아계 일상 위협

세계일보

16일(현지시간) 총격사건이 벌어진 미국 조지아주 체로키카운티 애쿼스의 '영스 아시안 마사지.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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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서 16일(현지시간) 벌어진 연쇄 총격사건 희생자 8명 중 6명이 한국계 4명을 포함한 아시아계로 알려지면서 증오범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범행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최근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노린 각종 범죄가 잇따라 보고된 가운데 급기야 연쇄 총격 사망 사건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희생자 8명 가운데 4명이 한국계가 맞다고 확인했다.

현지 경찰은 용의자를 상대로 현재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체포된 용의자는 백인 남성이고 희생자 다수가 아시아계 여성이라는 점에서 아시아계 증오범죄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첫 총격이 발생한 장소가 '영스(Young's) 아시안 마사지'라는 이름의 마사지숍이라는 점은 이러한 가능성에 더 무게를 싣는다.

이날 용의자는 오후 5시께 애틀랜타에서 북쪽으로 50㎞ 떨어진 체로키카운티 에쿼스의 '영스 아시안 마사지'에서 사람들에게 총격을 가한 뒤 애틀랜타 벅헤드 피드먼트로 이동해 오후 5시 50분께 '골드스파'와 '아로마테라피스파'라는 이름의 스파업체에서 또 총격을 벌였다.

마사지숍과 스파업체를 골라 총격을 가한 것으로 보이는데 마사지숍과 스파업체엔 아시아계 종업원이 많다.

'파친코'라는 소설로 미국과 한국에서 모두 베스트셀러 작가에 오른 재미동포 이민진 작가는 "누군가는 (이번 총격사건 때) 백인 총격범이 백인도 살해했다는 점을 들어 증오범죄가 아니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라면서 "그런데 총격범이 아시아계가 운영하는 사업장을 노리고 그 안의 사람들을 살해했다면, 범행동기에서 어떻게 인종을 뺄 수 있겠느냐"라고 트위터에 남겼다.

이번 총격사건 희생자 가운데 2명은 백인으로 전해졌다.

조지아주 첫 흑인 연방상원의원인 라파엘 워녹 의원은 트위터로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증오는 치명적이란 사실을 또 한 번 목도했다"라고 남겼다.

다수 누리꾼들도 이번 총격사건을 증오범죄로 부르며 비난했다.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증오범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증오범죄 통계를 보면 '인종·민족·혈통' 관련 편견이 동기인 증오범죄는 2016년 3천489건, 2017년 4천131건, 2018년 4천47건, 2019년 3천963건 등 4년간 연평균 3천900여건에 달했다.

반(反)아시아계 증오범죄는 2016년 113건에서 2019년 158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하면서 아시아계가 증오범죄의 과녁이 되고 있다.

미국 내 아시아계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일상을 위협받고 있다.

최근 뉴욕에서는 83세 한국계 미국인 여성이 40대 노숙인 남성에게 아무런 이유도 없이 폭행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한국계 배우자를 둔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14일 CNN방송에 출연해 아시아계 증오범죄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아내와 딸, 손자들이 아시아계로서 차별을 겪는다고 밝혔다.

주지사 가족조차 아시아계로서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증오·극단주의연구센터(CSUSB)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워싱턴DC와 뉴욕주 뉴욕시,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16개 주요도시의 아시아계 증오범죄가 재작년 49건에서 작년 122건으로 149%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체 증오범죄가 같은 1년새 7% 감소한 반면 아시아계 증오범죄만 늘었다.

코로나19 대유행 탓 아시아계 차별을 막고자 결성된 '아시아·태평양계(AAPI) 증오를 멈춰라'라는 단체는 올해 1월 1일부터 2월 28일까지 두 달간 단체에 신고된 아시아계 혐오사건이 503건이라고 이날 밝혔다.

지난해 3월 19일부터 12월 31일까지 약 9개월간에는 총 3천292건의 사건이 신고돼 이를 종합하면 총 347일간 3천795건의 아시아계 혐오사건이 신고된 것으로 하루평균 11건에 달했다.

단체는 신고된 혐오사건이 실제 발생한 사건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미국내 아시아계 미국인과 태평양계에 대한 인종차별과 제노포비아, 편협성을 비난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메모'에 서명했다.

메모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아시아·태평양계에 선동적이고 혐오적 수사들이 가해지면서 그들과 그들의 가족·공동체·사업체가 위험에 처했다"라면서 연방정부에 대책을 모색하라고 지시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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