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하원의원 등 한인사회, 경찰 초동수사 비판
"증오범죄로 다뤄야"
▲ 한인여성 4명을 포함해 총 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사건 현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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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권재희 기자] 한인 여성 4명을 포함해 총 8명의 사망자를 낸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 총격 사건의 용의자 로버트 에런 롱(21)의 범행 동기가 ‘성 중독’일 가능성이 17일(현지시간) 현지 경찰에 의해 제기됐다. 하지만 한국계 미 연방 하원의원들을 비롯한 한인사회에서는 경찰의 초동수사를 비판하며 이번 사건을 증오범죄로 다룰 것을 촉구하고 있어 향후 사건의 향방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애틀랜타 경찰 당국은 브리핑을 통해 "용의자 롱이 성 중독에 빠졌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증오범죄인지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밝혔다.
롱은 범행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증오범죄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롱이 범행 대상으로 삼은 마사지 업소 역시 예전에 방문한 경험이 있는 곳을 표적으로 삼아, 당국도 증오범죄는 아닌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애틀랜타 현지 방송인 WSB는 "롱이 여성 종업원들이 일하는 마사지 업체가 자신의 성적인 욕망의 배출 수단이 됐다면서, 마사지 업체를 없애버리기를 원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사망자 8명 중 6명이 아시아계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미 전역에서는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로 규정하고 일제히 규탄했다.
한국계 태미 김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시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분명히 하자. 용의자는 아시아 여성들에게 집착해 그들을 쐈다"며 "이것은 증오범죄로 취급해야 한다. 우리는 이 사건을 (증오범죄가 아닌) 다른 것으로 부를 수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고 촉구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동기가 무엇이든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이번 사건에 대해 면밀히 조사하고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계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역시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범죄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걸 잘 알고 있다"며 "함께 연대해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계 인권단체 ‘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증오를 멈추라’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개월간 미 전역에서 발생한 증오범죄는 2800여건으로, 이중 여성 피해자는 6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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