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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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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대통령, 기준금리 올린 중앙은행 총재 경질...'리라 폭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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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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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사진=AFP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19일 밤(현지시간) 중앙은행 총재를 전격 교체했다.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불만이 배경으로 꼽힌다. 터키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훼손되면서 리라화 폭락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터키 정부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대통령령을 통해 나지 아발 총재를 경질하고 사하프 카브치오글루 전 집권 정의개발당(AKP) 의원이자 친정부 일간지 칼럼니스트인 샤합 카브즈오을루를 신임 총재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아발 전 총재가 취임한 지 넉 달만이자 터키가 기준금리를 2%포인트(p) 인상한지 하루 만에 나온 결정이다. 전문가들은 아발 총재의 금리인상이 에르도안 대통령의 화를 자극했다고 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경제 성장을 위해 통화정책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통화정책 갈등으로 지난 2년 동안 교체된 총재만 3명이다.

아발 전 총재는 지난해 11월 취임한 뒤 과도한 물가 상승과 리라화 하락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금리인상 정책을 펼쳐왔다. 취임 전 10.25%였던 기준금리를 11월 15%, 12월 17%로 올렸고 18일에는 19%로 더 높였다. 특히 최근엔 미국을 중심으로 선진국 채권 금리가 오르면서 신흥국 자본 유출 우려를 키우고 통화 가치를 짓누르고 있던 터라 신흥국들의 금리인상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시장은 아발 전 총재 취임 후 터키 중앙은행이 독립성을 찾고 있다고 판단, 통화정책에 신뢰를 보내면서 리라 상승으로 화답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그발 전 총재 취임 후 리라는 달러를 상대로 18% 상승했다. 18~19일에만 리라가치는 3.87% 올랐다.

그러나 친정부 성향 인사가 중앙은행을 이끌면서 시장의 신뢰는 다시 흔들릴 게 뻔하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카브즈오을루 신임 총재는 지난달 칼럼에서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을 비판하면서 "터키는 늘 높은 금리에 몸살을 앓았다"며 에르도안 대통령과 같은 시각을 공유한 바 있다.

캐피탈이코노믹스의 제이슨 투베이 신흥국 이코노미스트는 투자노트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결정은 터키의 모든 권력이 그에게 있음을 증명했으며 앞으로 금리인하도 불가피해졌다"면서 "결과적으로 터키 인플레이션은 더욱 악화할 수 있다. 경상수지 적자와 막대한 해외 부채는 터키 금융 시스템을 위협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월요일 개장과 함께 리라화 폭락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블루베이자산운용의 티모시 애쉬 애널리스트는 "에르도안의 어리석은 결정에 시장은 월요일 강력히 반발할 것"이라며 "추악한 반응이 뒤따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리라·달러 환율은 19일 7.2140리라를 기록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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