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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동학개미 못잖은 동학법인, 기업 주식투자 5배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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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3500곳 법인고객 분석
작년 주식매수액 1년새 416% ↑
대형우량주·배당주 많이 담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기업들이 시설투자는 줄이고 주식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초저금리로 예금·채권 등 확정금리 상품 투자만으로는 기대수익률을 달성하기 힘들어지자 주식형 상품에 법인 자금을 투자한 것이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설비투자 집행규모는 164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설비투자 규모 166조2000억원에 비해 1조8000억원(1.1%) 줄어든 수치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면 선전한 수준이지만 반도체 설비투자 증가액(3조4000억원)을 제외하면 투자규모 감소 폭은 5조2000억원(3.2%)에 달한다. 올해 사상 최대 호황을 맞을 것으로 기대되는 반도체 업종의 지난해 설비투자 규모는 39조7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조4000억원 증가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제조업 분야에서는 업황 호조가 기대되는 반도체 업종, 비제조업 분야에서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확대 영향으로 전기·가스 업종에서의 투자 증가가 예상된다"면서 "그러나 석유화학·석유정제업종 등은 글로벌 공급과잉 우려 등으로 투자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반면 주식투자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규모는 1년 전에 비해 5배 이상 급증했다. 삼성증권이 법인고객 3500여개사의 투자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법인의 주식매수금액은 2019년 대비 415.7%나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법인의 전체 주식매수금액 합계를 뛰어넘는 수치다. 지난해 주식을 매수한 법인 수는 2019년 1002개 대비 2배인 2097개로 증가했다.

기업들이 주식투자를 늘리는 '동학법인' 현상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증시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2월까지의 월평균 주식매수금액은 지난해 월평균 주식매수 규모 대비 63.5% 늘어났다. 해외주식의 경우 2019년 대비 2020년 약 9배가 증가했다.

동학법인이 늘고 있는 이유로는 규제부담이 커진 '부동산', 금리 수준이 크게 낮아진 '확정금리 상품'의 매력이 낮아진 상황에서 대안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자동차부품 회사 대표인 A씨는 "코로나19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격히 감소해 이익 감소분을 충당하기 위해 금융자산의 수익성을 높여야만 했다"면서 "저금리 상품을 기대수익률이 높은 주식자산으로 재편했다"고 말했다.

동학법인들이 지난해부터 올해 2월까지 투자한 국내주식 종목은 대형우량주, 배당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법인 고객의 국내 주식 상위 10개 종목(ETF 제외)은 삼성전자, LG화학, SK하이닉스, 현대차 등이었다. 이 종목들의 지난해 평균 주가상승률은 75.7%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30.8%)의 2배를 넘어섰다.

해외주식 투자의 경우는 국내주식 투자와는 달리 자신들이 영위한 산업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성장성 높은 글로벌 종목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부품업체 A사는 2021년 메모리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전망해 관련된 산업 섹터가 크게 성장할 것을 기대하며 해외 IT업종에 분산투자하기도 했다.

한상훈 삼성증권 영업솔루션담당은 "과거 금리형 자산에 치중됐던 법인의 운용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면서 "경제회복이 가시화되고 본격적인 실적개선이 이뤄지면 주식투자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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