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공판이 열린 지난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앞에서 시민들이 양부모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며 팻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생후 16개월 만에 양부모의 학대 끝에 숨진 ‘정인이 사건’에서 학대 의심 신고를 받고도 부실 대응해 징계를 받은 경찰관들이 처분에 불복한 가운데 한 시민단체가 이를 규탄하고 나섰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의 회원들은 23일 오전 서울 양천경찰서 앞에서 집회를 열고 성명서를 통해 “16개월 입양아 학대 사건 관련 양천서 경찰관들의 뻔뻔한 징계 불복에 항의하며 규탄한다”며 “꽃 같은 아이는 온몸이 만신창이가 돼 끔찍하게 사망했는데 한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일조한 이들이 어찌 그리 뻔뻔하단 말인가”라고 항의했다.

이들은 “해당 경찰들이 학대 신고를 받은 후 피해 아동의 몸을 면밀히 검사하고 위탁모에게 입양 전 아동의 상태를 확인하고 소아과 전문의의 자문을 구했더라면 지금 정인이는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며 “해당 경찰들의 무심한 대응으로 인해 정인이는 온몸에 골절상을 입고 머리에만 70여 군데 멍이 들고 내장이 끊어지고 췌장이 절단돼 죽고 말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실이 최근 인사혁신처, 서울경찰청 등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20일부터 3월 15일까지 정인이 사건 관련 징계를 받은 양천서 소속 경찰관 9명은 징계에 불복해 인사처에 소청심사를 제기했다. 인사처 소청심사위원회 측은 “5월 이후 심사할 예정”이라며 “코로나19·소청심사 접수 상황에 따라 일정이 유동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대아협 회원들은 소청 심사 제기 중단과 사죄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정인이에게 미안하고 부끄럽지 않냐”며 “해당 경찰들은 징계 불복에 따른 소청심사 제기를 즉각 중단하고 정인이에게 무릎 꿇고 진심으로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경찰을 향해서도 “양천서는 해당 경찰들을 더욱 엄중히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addressh@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