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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이슈 세계 금리 흐름

지금은 아니라지만…한은, '질서있는 금리인상' 고민 시작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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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올해 성장률, 물가상승률 전망치 웃돌 것"

성장률은 3%, 물가상승률 1.3% 상회 전망

"물가상승 등 대응해 서둘러 금리인상 할 땐 아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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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지난달 25일 내놓은 전망치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크지 않고, 성장률과 물가를 고려해 서둘러 금리인상을 할 때는 아니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24일 출입기자들과 서면으로 진행한 '주요 현안에 대한 문답'에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올해 국내 성장률은 종전 전망치(3.0%)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출·설비투자 증가세가 예상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이며, 국회에서 논의 중인 추가경정예산(추경)이 집행되면 성장률을 추가로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도 지난 전망치(1.3%)보다 높아질 것으로 봤다. 그는 "유가 상승폭이 커지고 농축산물 가격이 급등하며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대에서 1%대로 높아져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전망치(1.3%)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생산자물가지수도 전월비 0.8% 높은 105.85(2015년=100)로 집계되며 4개월 연속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2.0% 뛰며 3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이 총재는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의 이날 발언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등 주요국 중앙은행 수장들의 발언과도 닮아 있다. 경기 회복 속도는 예상보다 빠르지만, 여전히 경제 상황이 어렵다는 점에 무게를 두며 ‘돈 풀기’를 이어나가는 것이다. 다만 이 총재의 '질서 있는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고민은 이미 시작됐다. 그는 "성장과 물가 여건이 개선되면 그간 시행해온 이례적 완화조치들을 어떻게 질서 있게 정상화해 나갈지에 대해 미리 준비하는 것도 올해 한은의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경기·물가 과열과 부동산·주식 등 자산가격 급등세를 감안했을 때 올해 안에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해야 할 수도 있게 된 셈이다.


"성장률 3.0% 넘는다… 물가상승률도 예상보다 높아질 듯"

당초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3.0%)는 다른 기관들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성장률을 각각 3.2%, 3.1%로 제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9일(현지시간) 한국의 성장률을 3.3%로 0.5%포인트 높였다. 한은은 연초 수출 회복세가 빠르긴 했지만, 코로나19 3차 확산이 심각하다는 점을 고려해 성장률 전망치를 유지했었다. 하지만 백신 보급이 확대되면서 경기 회복 기대가 높아졌고, 미국도 성장률 전망치를 4.2%에서 6.5%로 큰 폭 상향 조정했다는 점이 성장률을 올리게 된 배경이다.


이 총재는 물가와 관련해 "2분기 중에는 지난해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더해지며 물가상승률이 1%대 후반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고, 하반기에도 대체로 1%대 중후반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2%)을 여전히 밑돌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이와 관련해 "지금은 인플레이션 리스크 확대를 우려해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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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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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금리 인상 여전한 의구심… 한은도 美 Fed 예의 주시

이 총재의 이날 발언은 실물경제가 상당한 회복세를 보이기 전까진 완화적 통화정책을 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중앙은행들이 현재는 돈 풀기를 지속하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회복 속도가 더 빨라지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은행들이 통상 경기 회복을 확인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린다는 점 또한 ‘금리 조기 인상설’이 나오는 이유다.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데 시간이 필요해 경기 과열을 막으려면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총재도 이런 시장의 기대감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발표되는 여러 경제지표의 향방에 따라 Fed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수시로 조정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통화당국으로서 경각심을 갖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Fed는 지난주 FOMC 회의에서 ▲완전고용 평가에 부합하는 수준 ▲인플레이션이 상당기간 2%를 웃도는 궤도에 도달 등 고용과 물가가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정책금리를 동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선 성장과 물가의 상방리스크가 확대되며 자산매입 축소나 금리 인상 시기가 다소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타나고 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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