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정책형 뉴딜펀드 '완판' 분위기 속에
산은 '1호' 뉴딜예금 출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국민참여정책형 뉴딜펀드가 29일 판매 첫 날부터 일부 ‘완판’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은행업계에서도 1호 뉴딜 정기예금이 출시됐다. 하지만 저금리 시대 은행 예금상품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는 터라 은행권에서 뉴딜 예금 후속작이 나올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1호’ 뉴딜 정기예금을 전날 출시해 영업점과 온라인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그린뉴딜 정기예금’ 명칭이 붙은 이 예금은 산업은행이 처음으로 내놓은 뉴딜 정기예금으로 오는 5월10일까지 판매한다. 출시일도 15개 금융사들이 일제히 국민참여 뉴딜펀드 판매를 시작한 29일에 맞췄다.
현재 은행권에서 판매되고 있는 뉴딜 예금은 산업은행이 유일하다. 한국판 뉴딜정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기를 원하는 금융 소비자는 현 시점에서 만기 4년 폐쇄형 구조로 중도 환매가 불가능한 국민참여 뉴딜펀드를 가입하던지, 1년 후 만기가 돌아오는 뉴딜 예금을 들던지 선택할 수 있는 셈이다.
총 3조원 규모로 설계된 그린뉴딜 정기예금이 가진 장점은 뉴딜펀드와는 달리 만기가 다가오는 시점이 짧다는 점이다. 금리도 현재 판매되고 있는 예금상품 가운데 가장 높게 설정됐다. 총 판매금액이 증가할수록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구조를 가졌는데 영업점에서 가입하면 최대 연 1.30%, 온라인 비대면 채널을 통하면 최대 1.35%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산업은행은 국내 대표 정책금융기관이라는 특성상 처음으로 뉴딜 수식어를 달고 출시된 이 상품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최근 출시된 예금상품 중에 금리를 가장 높게 설정한 것 외에도 이동걸 산은 회장이 ‘1호’ 가입자로 나섰다.
이 회장은 상품 가입 후 "지난 67년간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앞장선 산은이 이제 한국판 뉴딜과 녹색금융을 주도하는 정책금융기관으로 역할 대전환을 추진 중"이라며 "많은 국민들이 산업은행과 함께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여정에 동참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상품에 모인 돈은 한국판 뉴딜과 녹색금융 정책의 재원으로 쓰이는데 산은은 예금상품에 ‘뉴딜’ 수식어를 붙인 취지에 맞게 판매금액과 연계해 기부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사회공헌활동도 함께 전개할 예정이다.
산업은행 뉴딜예금 은행권 후속작 출시 신호탄될까
하지만 뉴딜 정기예금이 은행권에 미치는 파장은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 4대 금융지주가 정부의 뉴딜정책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공언한 상태지만 시중은행에서 ‘뉴딜’ 수식어를 단 예금상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예금금리가 갈수록 낮아지면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산은이 뉴딜 예금을 출시한 것이 오히려 신기하다는 반응이다. 은행권에서 뉴딜 예금 후속작이 나오기 힘들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18개 은행의 49개 정기예금 상품 가운데 산은의 뉴딜 정기예금을 제외하면 현행 가장 높은 금리를 주는 상품은 케이뱅크의 코드K정기예금(1.30%)이다. 30% 수준인 13개 상품만이 기본금리가 1%대이고 나머지는 모두 0%대 금리를 주고 있다.
1%대 금리도 대부분 인터넷은행이나 국책은행, 지방·외국계은행 상품들이다. 한국은행 발표 '2021년 2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에서도 지난달 예금은행의 순수저축성예금(0.83%)이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0.02%포인트 하락했고, 시장형금융상품(0.92%)은 CD를 중심으로 0.02%포인트 떨어져 저축성수신 평균금리가 0.02%포인트 내리는 결과가 나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이 뉴딜 정기예금 출시에 인색한 이유에 대해 "첫 선을 보인 뉴딜펀드가 사실상 원금이 상당 부분 보전되는 상품이다 보니 뉴딜정책 참여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금리가 낮은 예금상품 보다는 사실상 원금 보장이 되고 높은 수익률 기회를 넘볼 수 있는 펀드에 몰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민참여 뉴딜펀드는 뉴딜 분야 기업이 발행하는 지분, 메자닌 증권에 주로 투자하는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다. 총 2000억원 규모로 조성돼 사모펀드로 운영되는 10개 자(子)펀드의 수익증권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뉴딜펀드는 각 사모펀드가 약 21.5% 손실이 날 때까지 그 부담을 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판매사로는 IBK기업·KB·KDB산업·NH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 등 7개 은행과 IBK·KB·유안타·한국투자·한화·한국포스증권·신한·하나금융투자 등 8개 증권사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